[사설] 박원순 시장 오판이 빚은 교통체증

  • 등록 2015-12-15 오전 3:00:00

    수정 2015-12-15 오전 3:00:00

14일 오전 중구 서울역 고가 도로 입구 인근에서 염천교 사거리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가 정체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서울역 고가도로가 폐쇄되고 나서 평일 첫날인 어제 아침 서울역 일대에 극심한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평소 고가도로로 연결되던 만리재~퇴계로 구간은 물론 우회로인 염천교와 숙대입구, 서소문로 등에도 꼬리를 문 차량으로 혼잡을 이뤘다. 차량들의 통행을 안내하며 구간 곳곳에서 울려대는 교통경찰들의 호루라기 소리만큼이나 짜증스러운 출근길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우려했던 대로다. 하루 평균 4만 6000대가 통행하는 고가도로를 폐쇄했으니 만큼 아무리 우회도로를 택한다고 해도 뾰족한 대안은 되지 못했다. 박원순 시장의 독단적인 정책이 초래한 결과다. 그런데도 박 시장이 이날 서울시 교통대책 회의에서 “현장을 둘러보고 확인한 결과 교통 흐름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니, 도대체 이런 ‘불통 행정’이 있을까 싶다.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바꿔 일대의 거리 분위기를 멋지게 꾸며 보겠다는 박 시장의 의지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더욱이 서울역 고가도로는 건설된 지 45년이 지나 노후화됨으로써 안전에도 문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더 나아가 과거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상징되는 밀어붙이기 방식을 끝내고 쾌적한 도보 통행과 도시 미관을 앞세우려는 의미도 충분히 이해한다.

문제는 박 시장뿐만 아니라 역대 서울시장이 대형 사업을 추진하면서 교통대책은 소홀히 해 왔다는 점이다. 서울 광장과 광화문 광장 조성, 중앙차선제 등을 추진하면서 해결책은 늘 차선을 줄이는 것이었다. 가급적 승용차 통행을 줄이고 대중교통 위주로 바꾸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도 정도가 있다. 서울시 행정이 일방적이며 권위주의적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이유다.

물론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운전자들이 우회도로에 더 익숙해지고 출퇴근길 차량이 분산된다면 원래 바라던 대로의 목적을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체증이 풀리지 않는다면 과연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교통혼잡이 계속 이어진다면 폐쇄된 고가도로에 덜렁 만들어진 공원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울화가 치밀 것이 분명하다. 자신의 치적을 쌓느라고 시민들의 희생을 감수하라는 것이냐는 얘기가 나올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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