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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프리랜서로 수년째 일하고 있는데 계약서에만 ‘프리랜서’로 적시되어 있을 뿐, 회사에서는 의무적으로 정해진 출근을 요구하고 출퇴근 시간도 정해줬습니다. 휴무도 허락을 받아야 쓸 수 있고 정규직보다 더 많이 근무했지만 기본급은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인센티브로만 월급을 받았는데 사측은 연말마다 ‘재계약’을 이야기하며 부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함께 일을 할 수 없다는 식의 협박성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호텔리어 B씨)
최근 각국에서 우버·리프트 기사를 프리랜서가 아닌 ‘노동자’로 분류해야 한다며 프리랜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움직임이 일었다. 이와 반대로 국내에서는 근로계약을 하는 대신 프리랜서로 고용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위장 프리랜서’가 업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직장갑질119는 근로계약 대신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해 불이익을 본 사례들을 공개했다. 사업주는 일반 사무직 노동자를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프리랜서로 계약해 고용하는 사례가 있다. 이 때 노동자는 3.3%의 소득세를 내야 하고 근로기준법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법원 판례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업무의 종속성, 책임자의 지휘·감독 여부, 근무시간과 장소 지정 여부 등이다. 근로자로 판단되지 않으면 임금이 밀려도 부당해고를 당해도 노동청과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기 어렵다.
직장갑질119는 우리의 현실과는 반대로 자영업자·프리랜서 노동자를 정식 노동자로 판단한 최근 외국 사례를 제시했다.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는 흐름에 맞게 법을 제정한 곳도 있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AB5법을 통해 입증책임의 부담을 ‘사용자’에게 뒀고 근로자성의 판단 기준을 완화했다.
AB5법은 △사용자의 통제와 지시로부터 자유로울 것 △하는 일이 사용자의 통상적인 업무에 해당하지 않을 것 △사용자와 동종 분야에서 본인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별개의 영업, 직업 또는 사업을 영위할 것 등이다. 위 요건을 갖췄다고 사용자가 입증할 때에만 독립사업자로 보고,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한 경우는 근로자로 간주한다.
직장갑질119 윤지영 변호사는 “AB5법의 ABC 요건처럼 현실에 부합하는 근로자성 판단 기준은 법률 개정 없이도 정립할 수 있다”며 “고용노동부가 근로자성 판단 지침을 새롭게 만들어 사용자에게 입증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가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