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빈 아파트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범인은 변기?

'아파트 집단감염 미스터리' 화장실도 의심
변기·배수관 통한 '에어로졸 감염' 연구 늘어
홍콩 아파트단지 사스 집단감염 사건도 재조명
  • 등록 2020-09-06 오전 12:05:00

    수정 2020-09-07 오전 8:38:48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바로 화장실에 직행하는 이들이 더욱 많아졌다. 손을 깨끗이 씻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을 하는데 정작 화장실이 코로나19 전파 장소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화장실 (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 구로구 아파트에 이어 강남 아파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은 각 아파트 주민들의 감염 경로를 추적 중이다. 각 아파트에 역학조사단을 투입해 조사중인 방역당국은 엘리베이터뿐 아니라 환기구와 오·배수 설비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아파트 집단감염 원인으로 지목했던 엘리베이터나 경비원뿐 아니라 화장실 환기구, 배수관을 통한 감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왔다.

최근 중국 칭화대 환경대학원과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 도시환경공학과 소속 연구팀은 아파트 주민들이 각자 자기 집 욕실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일 사전 공개 사이트(medRxiv)에 게재한 논문에서 연구팀은 “환자 분변 속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다”며 “화장실 등에서 에어로졸(미세한 물방울이나 먼지입자)을 통해 코로나19 전파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환자가 용변을 본 다음 변기의 물을 내리는 순간 바이러스를 포함한 에어로졸이 발생한다는 것. 이후에 해당 욕실이나 화장실을 이용한 사람이 에어로졸에 포함한 바이러스때문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변 보고 내린 물로 바이러스 이동?’ 연구 이어져

또 집안 내에서만 전파에 그치지 않고 이 바이러스는 그 아파트 다른 세대의 욕실로 갈 수 있다고 시사했다. 변기 물을 타고 아파트 전체 배수관으로 내려가거나 세면대나 욕조 구멍, 변기, 환풍기 등에 에어로졸 형태로 떠다닌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내 한 연구팀의 ‘항공기에서의 코로나19 무증상 감염’ 논문에서도 화장실이 감염경로로 지목됐다.

차의대 분당 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연동건 전문의 등이 이끈 연구에서 총 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기내에서 발생했다. 당시 탑승객은 탑승 직전까지 이상이 없었으나 무증상 감염자들과 같은 화장실을 사용했다. 이후 자가격리 기간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시 그는 비행 내내 마스크를 썼으나 화장실을 이용할 때만 잠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에 화장실 내부의 공기나 변기 접촉 등을 통한 감염으로 추정됐다.

실내 방역작업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


홍콩 사스 집단감염 악몽 떠올라...100명 대피

지난 2월 중국 광저우에서도 사람이 살지 않아 장기간 비워둔 한 아파트 욕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기도 했다. 바이러스는 아파트의 싱크대와 욕실 수도꼭지, 샤워 손잡이에서 발견됐다. 이곳은 코로나19 확진자 5명이 거주한 세대 바로 아래층이었다.

질병통제예방 센터의 연구원들은 이 아파트 다른 층 환자가 배출한 바이러스가 아래층 욕실 변기나 환기구 등을 통해 전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17년 전 홍콩 아파트단지 ‘아모이 가든’에서 발생한 사스(SARS·급성 중증호흡기증후군)집단 발생 사례와도 유사해 불안감을 높인다.

당시 단지 내 하수 파이프라인 결함으로 인해 329명의 주민이 사스에 감염됐고 이중 42명이 사망했다. 이는 최악의 사스 집단감염 사례로 남았다.

화장실 에어로졸 감염이 몇몇 사례를 통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지난 2월 한 아파트 주민 10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일도 발생했다.

홍콩 보건당국과 경찰은 새벽 홍콩 칭이 지역의 캉메이 아파트에서 주민 100여 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10층이나 떨어진 주민 사이에 감염이 일어나자, 배기관을 통해 바이러스가 이동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당시 보건당국 관계자들과 기술자들이 아파트 배기관 비상 점검을 끝낼 때까지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다만 화장실 에어로졸 감염은 함께 식사하거나 같은 공간에 머무르며 물건 공유, 신체 접촉 등에 비해 가능성이 낮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중국 칭화대 환경대학원 연구팀은 환자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는 화장실을 건강한 사람이 하루 동안 함께 사용하다가 걸릴 위험은 0.00578%인 것으로 계산했고, 아파트 배수관 등을 통한 감염 확률은 더 낮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 '아따, 고놈들 힘 좋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