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인플레 몸살…‘디플레의 나라’ 일본도 긴축 조짐

세계 경제 3高 장기화 쇼크③
유럽, 고금리·강달러·고유가로 미국보다 더 큰 타격
유럽 경제 버팀목 獨 침체에도 ECB 금리인상 지속
ECB "물가안정이 우선"…수년간 3%대 금리 전망
日도 지속되는 엔저에 3高 부담↑…BOJ, 긴축 움직임
  • 등록 2023-09-25 오전 5:01:00

    수정 2023-09-25 오전 5:01:0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보다 고금리·강달러·고유가로 더 큰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는 곳은 유럽이다. 사실상 유럽 경제를 떠받치는 독일이 경기침체에 진입했음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게 우선이라며 긴축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장기 디플레이션에 시달렸던 세계 3위 경제대국 일본마저 3고(高)에 대비해 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일 여성이 수도 베를린의 한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AFP)


24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 벤치마크인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21일 장중 2.78%까지 치솟아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추가 금리인상 및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다.

앞서 ECB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기존 4.25%에서 4.50%로 인상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에도 ECB는 이달까지 10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8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대비 5.3% 상승해 시장 예상(5.1%)을 웃돈 데다, 독일(6.4%), 프랑스(5.7%) 등 주요국 물가도 고공행진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중단하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겨울을 앞두고 가스 가격이 폭등해 각국 정부의 재정부담이 확대했다. 아울러 달러화 강세는 수입물가를 비롯한 인플레이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로화는 지난해 8월 20년 만에 패리티(1달러=1유로)가 붕괴됐고, 여전히 1달러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0.1%), 올해 1분기(0%)를 기록해 기술적 침체에 빠졌다. 2분기에 0.3%로 반등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특히 독일의 성장률은 작년 4분기(-0.4%), 올해 1분기(-0.1%), 2분기(0%) 등 아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ECB는 물가 안정이 최우선이라며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침체는 감내하겠다는 입장이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요아힘 나겔 총재도 지난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유로존 경제에서 높은 물가가 고착화하는 시나리오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유럽 금융시장에선 3%대 금리가 향후 몇 년 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초저금리에 익숙했던 이 지역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던 일본에서도 3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월까지 CPI 상승률이 12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며 일본은행(BOJ) 목표치(2%)를 웃돌았다. 미국과의 장기금리 격차 확대로 엔저가 계속돼 인플레이션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일본은 거의 모든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더욱 크다.

BOJ는 지난 7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수정하고 무제한 국채 매입 금리 기준을 기존 0.5%에서 1%로 올렸다. 사실상 장기금리 변동폭 상한을 1%로 높여 긴축 전환한 것이다. 그러나 연준의 매파적(긴축 선호) 입장 표명으로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0.7%대로 치솟은 이후 지속적인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엔화가치도 달러당 148엔대 중반으로 급락해 150엔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시장에서 긴축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22일 “물가 목표 실현을 전망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YCC 철폐와 마이너스 금리 수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은 그러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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