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銀과 경쟁 어쩌려고..은행들 IT 투자 외면

예산은 줄이고 요구사항만 늘려
"오히려 손해" IT서비스사 머뭇
차세대 시스템사업 잇따라 유찰
신기술 도입 나선 인터넷銀과 대조
  • 등록 2015-11-26 오전 1:00:00

    수정 2015-11-26 오전 1:00:0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은행권 IT시스템 구축 사업이 잇따라 유찰되는가 하면 단독 업체 제안 사업도 늘고 있다. 주사업자로 참여해야 하는 IT서비스 기업들이 수지타산을 이유로 참여를 꺼리고 있어서다.

다음 달 예비인가를 앞두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들은 비용을 고려해 클라우드 인프라 등 다양한 IT시스템 구축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은행들은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이들에 맞서기 위한 새로운 서비스 구현을 원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예산은 늘리지 않고 요구사항만 늘어 IT업체들이 은행 차세대 시스템 사업을 외면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업 참여 희망 업체가 없어 유찰 가능성이 점쳐졌던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금융정보시스템 차세대 구축 사업’이 SK(034730)㈜ C&C와 대우정보시스템 간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다양한 사업자가 경쟁하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 예산이 340억원에 그쳐 24개월 간 진행되는 사업 치고는 예산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이 때문에 IT서비스 업체들이 사업 참여를 주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사업의 인건비는 시중 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 보다 10% 정도 낮게 책정됐다.

이달 초 SK㈜ C&C가 주사업자로 선정된 우리은행(000030)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의 경우에는 한 차례 유찰된바 있다. 2500억원 규모의 이번 사업에 SK㈜ C&C만 입찰 신청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2차 입찰에서도 SK㈜ C&C만 단독 입찰해 주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에 앞서 광주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사업 주사업자 선정 입찰도 유찰 사태를 겪었다. LG CNS만 홀로 입찰에 참여한 것이다. 결국 광주은행은 재입찰 수순을 거쳐 LG CNS 단독 입찰로 주사업자를 선정했다. 400억원이 채 안되는 예산으로 진행된 광주은행 사업은 국내 은행권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 중 최소 규모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IT시스템 통합 사업도 경쟁 없이 LG CNS와 SK㈜ C&C가 각각 상품정보시스템 구축과 채널시스템 구축 사업을 나눠가졌다.

금융SI, 고수익 사업에서 손해보는 사업으로 전락

IT서비스 기업들이 은행권 IT시스템 구축 사업을 외면하고 있는 이유는 예산 부족 때문이다. 은행들이 제시하고 있는 금액으로는 기존 서비스를 유지하면서도 ‘핀테크’ 환경에 맞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은행 차세대 시스템 개발은 최소 2년 넘게 공을 들여야하는 중장기 사업이다. 장기간 인력들을 파견해 진행해야 하는 사업인데다가 위험도 크다.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은행권 사업의 경우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개발 중간에 문제가 생길 경우 IT서비스 업체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 다른 산업에 비해 훨씬 크다”면서 “적정 수준의 예산이 보장되지 않는 사업은 참여하지 않는 추세”라고 전했다.

과거 은행권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은 고수익을 보장하는 시스템통합(SI) 사업으로 꼽혔다. 시스템 규모가 커 적어도 수백억원의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 게다가 각종 규제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정적인 인프라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한다. 인력 단가를 의미하는 맨먼스(프로젝트 투입 기간을 인력 기준으로 나타내는 단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특히 은행 주전산시스템을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장비로 교체하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의 경우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IT서비스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기술 격차도 줄어들면서 저가 수주 경쟁이 벌어졌다. 은행들도 IT서비스 업체들끼리 경쟁을 시켜 최저가를 제안받고 있다. IT서비스 업체 입장에서는 남는 건 없고 위험은 큰 사업으로 전락한 셈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저마다 신기술 적용 검토

기존 은행들과는 다르게 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하고 있는 컨소시엄들은 저마다 혁신적인 IT시스템 구축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기존의 은행 업무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용 지급결제와 크라우드펀딩, 자산관리, 개인간거래(P2P) 대출 등의 서비스도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들은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KT(030200)컨소시엄(K-뱅크)의 경우 실제로 KT클라우드에서 금융거래 시스템 구현을 테스트했다. 인터파크(108790) 컨소시엄(I컨소시엄)은 빅데이터 활용 맞춤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구현에 몰두하고 있다. 카카오(035720) 컨소시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은행업무를 결합하는 모바일 은행 구현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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