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섭(54) 가온미디어(078890) 대표는 25일 경기 성남 본사에서 “‘기가지니’(GiGA Genie)로 검증된 인공지능 셋톱박스 제품을 올 하반기부터 해외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북미와 유럽, 아시아 지역 유수 통신사업자들과 공급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인 임 대표가 2000년 설립한 방송·통신 솔루션 분야 중견기업인 가온미디어는 최근 KT에 기가지니를 독점 공급하며 주목 받고 있다. 기가지니는 셋톱박스와 스피커, 카메라 등이 통합된 인공지능 제품으로 음성을 인식해 방송과 음악, 교통, 주문, 비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수행한다.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의 허브 역할까지 가능하다.
◇임화섭 대표의 ‘R&D 뚝심’…4년 연속 최대 실적 ‘응답’
임 대표가 이끄는 가온미디어는 위성과 케이블, 지상파 등 방송을 수신하기 위한 장치인 셋톱박스에 주력해왔다. 이 회사는 유럽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셋톱박스를 활발히 수출하면서 2010년에 매출액 2183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 2000억원대 고지를 밟았다.
그 결과 가온미디어는 최악의 실적을 냈던 2011년에 국내 최초로 홈게이트웨이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홈게이트웨이는 TV와 모바일 등 다양한 미디어에 있는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신개념 셋톱박스다. 이듬해에는 일반TV에 연결해 인터넷 등 스마트TV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박스 역시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임 대표의 ‘R&D 뚝심’ 덕분에 가온미디어는 일시적인 실적 침체에서 벗어나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무려 4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4375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 4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영업이익도 207억원에 달했다.
이전까지 유럽과 아시아 위주였던 셋톱박스 수출 지역도 중남미와 아프리카, 중동 등 신흥시장으로 확대됐다. 임 대표가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홈게이트웨이와 스마트박스 등 고급 사양(하이엔드) 셋톱박스 제품군을 선점한 덕분이었다.
◇자회사도 턴어라운드…“스마트시티 구현할 터”
“자회사인 가온소프트도 올해 창사 이래 처음 흑자로 돌아설 것이 유력하다. 이로써 셋톱박스에 이어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모바일까지 방송·통신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턴키(일괄)로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임 대표는 셋톱박스에 이어 다양한 방송·통신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이를 위해 2013년 가온소프트를 인수해 엔터프라이즈 모바일 솔루션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가온소프트는 모바일을 통해 회사 밖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공급하는 업체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다.
임 대표가 수장을 겸하는 가온소프트는 한국타이어와 범한판토스를 비롯해 미국 정유전문 운송업체인 에반스, 뉴욕경찰국(NYPD), 중동부지역 병원연합회(ProMedica), LA통합교육청(LAUSD) 등에 관련 솔루션을 공급했다.
한편 가온미디어는 2012년 이후 줄곧 연말 송년회를 봉사활동 및 재능기부 등 사회공헌 활동으로 대체하고 있다. 연말이면 본사 내 340여 임직원이 경기 성남 일대 저소득 가정과 독거노인, 사회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과 함께 생필품을 전달한다. 연말 사회공헌 외에도 장애인과 불우아동 지원을 위한 사업을 연중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