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는 ‘틀어박히다’라는 뜻의 일본어로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우리나라 말로는 ‘은둔형 외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10여 년 전부터 일본의 심각한 사회 문제로 여겨졌지만, 더 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2018년 한국청소년진흥원 자료를 보면 일도, 교육도, 훈련도 받지 않는 청년 니트(NEET, 만 15세부터 29세)족이 청년인구 976만 명의 19.1%인 186만4160명으로 나타났다. 2011년부터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에는 개인의 소극적인 성격이나 정신적 질환으로 치부되며 개인의 문제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사회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청년들이 외출을 하지 않게 된 계기는 임신, 출산을 제외하고 ‘취업이 잘 안돼서’, ‘인간관계가 잘 안돼서’, ‘학업중단이나 대학진학 실패’로 꼽혔다.
곽금주 서울 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인간은 성과, 성취를 이루면 대인관계가 더 활발해지지만 정 반대의 경우 사회생활을 하는 게 힘들어지면서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져 대인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며 “패배감이나 상실감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우울감이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작년 기준 총 508곳의 정신보건관련 기관이 운영 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이런 기관에 직접 찾아가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 은둔형 외톨이 부모모임에서 활동하는 한 회원은 “아이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설득하다가 방문까지 잠가버릴까 봐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줄 사회적 기업도 생겨났다. ‘K2 인터내셔널코리아’는 사회에 적응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공동생활과 견습 훈련을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어 부모나 지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히키코모리’의 시작, 일본은 어떻게 하나 일본의 후생노동성은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에 해당한다. 이곳에서는 은둔형 외톨이 전문 상담을 담당하는 ‘히키코모리 지역 지원 센터’를 운영한다. 해당 센터는 2016년 기준 68개가 설치되어 있으며 2013년부터 ‘히키코모리 서포터’를 양성하고 파견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에 잠재적인 은둔형 외톨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가족이나 당사자에 대한 세심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다. 당사자가 상담을 피하는 경우 가족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아웃리치’를 통해 당사자를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미비해 밖으로 나오기 힘들어 하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다.
혼자만의 세계에서 나오지 못하는 은둔형 외톨이,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경제 불황, 취업난, 학교 폭력 등 사회에서 겪은 트라우마의 결과다.
/스냅타임 황재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