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크래프톤 `공모가 거품` 여부 시장이 판단해야

금감원,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공모가 영향 우려
'하이브' 高평가 논란에도 공모가 2배 넘는 주가
시장서 결정될 가격에 금융당국 영향 최소화해야
  • 등록 2021-06-30 오전 1:30:00

    수정 2021-06-30 오전 1:30:00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시장 최대어로 꼽히며 마지막 공모주 중복청약 기회로 관심을 모은 크래프톤에 대해 최근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크래프톤이 △증권신고서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아니한 경우 △증권신고서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한 경우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내용이 불분명하여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등에 해당, 정정 요구를 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크래프톤)
금융투자업계에선 최근 불거진 크래프톤의 공모가 거품 논란에서 금감원의 정정 요구 이유를 찾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16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희망 공모가를 45만 8000원~55만 7000원으로 책정했고, 공모자금도 사상 최대인 5조 6000억원으로 예측됐다. 또 상장 후 시가총액도 3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돼, 국내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036570)(시총 약 18조원)의 두 배에 달할 전망이었다. 특히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 등 게임과 연관성이 적은 해외 기업을 비교군으로 선정한 부분이 논란을 키웠다.

크래프톤의 공모가 논란은 지난해 상장한 하이브(352820)(옛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여러모로 닮은꼴이란 점에서 금융당국의 정정 요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이브는 지난해 10월 상장 당시 희망 공모가 밴드(10만 5000원~13만 5000원) 최상단인 13만 5000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돼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란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상장할 경우 시총이 4조 8000억원으로 국내 3대 엔터사인 SM, YG, JYP 등의 당시 시총 합산(약 3조 2000억원)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공모가 산정 기준에서도 엔터사가 아닌 네이버(035420)카카오(035720) 등 포털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하이브는 상장 8개월 가량이 지난 현 시점에서 공모가의 2배가 넘는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 종가는 32만 4500원으로 상장 첫날 장중 최고가(34만 749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시장은 하이브의 주가를 통해 공모가가 거품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전 세계적인 흥행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로 인해 높은 밸류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방탄소년단’(BTS)에 의존하고 있는 하이브와 매우 유사하다. 하이브가 국내 3대 엔터사에 비해 고(高)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BTS가 한국인 최초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라는 전인미답의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크래프톤도 아시아권에서만 머물렀던 국내 게임업체와 달리 배틀그라운드가 10억 다운로드를 넘겼고, 2000년대 이후 성장이 멈췄던 PC시장에 ‘게이밍’이란 새로운 수요까지 만들어냈다. 이는 기존 국내 게임업체가 이루지 못한 성과라는 점에서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핵심 요소이며 국내에 명확한 비교 대상도 존재하기 어렵다.

크래프톤의 공모가가 거품인지 여부는 상장 이후 시장에서 판단할 것이다. 금융당국은 시장에서 결론내야 할 가격 논쟁에 개입해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엔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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