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위 느릿한 노인에게 등 내어준 청년

제보자 "눈 앞에서 선행 볼 수 있어 큰 기쁨"
  • 등록 2023-01-02 오전 5:25:39

    수정 2023-01-02 오전 5:25:39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보행이 불편한 노인이 횡단보도 위를 느릿하게 걸어가자 이를 목격한 청년이 노인을 업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훈훈한 선행이 전해졌다.

일면식도 없는 노인을 업고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청년의 모습 (사진=MBC)
1일 MBC는 지난 26일 저녁 경기도 고양시 능곡역 부근 한 도로 위에서 벌어진 훈훈한 선행을 보도했다.

선행을 제보한 시민 A씨는 차를 몰고 가던 중 횡단보도 중간쯤에 서 있는 듯한 노인을 발견하고, 노인이 무사히 길을 건널 수 있도록 멈춰섰다. 노인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지만, 속도가 너무 느려 마치 멈춰선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A씨는 “유턴해야 하는데 앞에 할아버님 한 분이 횡단보도를 엄청 느리게 건너가고 계셨다”며 “혹시 뒤 차가 빨리 와서 할아버지가 다치실 수 있으니 차량으로 차선을 막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행자 신호가 녹색불로 바뀌며 A씨가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천천히 운전을 시작한 순간 한 청년이 노인을 등에 업고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보던 차량들도 청년이 횡단보도를 무사히 건널 때까지 멈춰섰다.

A씨의 아내는 “남편으로부터 당시 상황을 전해 듣고 함께 블랙박스를 확인했다. 이 청년의 작지만 훈훈한 선행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제보했다”며 “요새 사회가 삭막하다고 하는데 다른 분의 선행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되게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저렇게 서로 도와주는 거에 서슴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기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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