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안 맞는 남편…‘성격차이’ 이혼 가능할까요?[양친소]

[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 등록 2023-07-02 오전 7:15:54

    수정 2023-07-02 오전 7:15:54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안미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0년 가사전문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양친소 사연>

남편과 저는 모든 게 맞지 않습니다. 저는 아침밥을 먹지 않는 사람인데 남편은 아침밥을 꼭 먹어야 하고, 저는 빵과 면을 좋아하는데 남편은 한식이 아니면 차려줘도 안 먹습니다.

저는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외출복은 따로 벗어서 챙겨두고 집에서 입는 옷으로 갈아입는데, 남편은 외출복과 홈웨어의 개념이 없습니다. 신혼 초, 남편이 밖에서 입었던 옷 그대로 침대에 눕는 걸 보고 경악했더니, 남편이 저한테 결벽증 환자라고 해서 크게 싸웠습니다.

저는 먼저 저축부터 하자는 주의인데, 남편은 일단 쓰고 싶은 건 쓰자는 사람입니다. 신혼집 대출금도 아직 다 못 갚았는데, 남편은 결혼 3주년 기념으로 해외여행을 가자고 합니다. 그냥 한 끼 맛있는 거 먹고 그 돈 모아서 빚부터 갚자고 하니 답답한 사람 취급을 하네요.

식당에서 서빙 실수라도 있으면, 사장님 사과를 꼭 받아야 한다고 버티고, 주차위반 차량은 일일이 사진 찍어서 경찰 신고를 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꼭 확인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바로 남편입니다. 그냥 넘겨도 될 일을 꼭 문제 삼는 남편 때문에 옆에서 민망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게 없다 보니, 매사에 다투게 됩니다. 결혼한 지 3년째인데,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힙니다. 아직 아이도 없는데 지금 그냥 빨리 헤어지는 게 나을까요. 저 같은 경우에도 이혼이 가능한가요?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부부가 이혼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결혼 4년 이전에 이혼하는 신혼부부의 비율이 18%가 넘는다고 합니다. 연애할 때는 몰랐던 부분들을 결혼 후 하나씩 발견하게 되는데, 맞지 않는 부분을 서로 맞춰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상황이 결국에는 이혼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안타깝습니다.

-사연의 경우, 누구에게 잘못이 있다고 봐야 할까요.

△사연을 보면 아내도, 남편도 서로 맞추지 못하고 자기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연 속 부부가 다투게 된 원인은 남편과 아내의 서로 다른 가치관과 성격 때문이지 어느 일방의 잘못 때문이라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성격차이’는 이혼 사유에 해당하나요.

△‘성격차이’로 이혼할 수 있는지 여부는 민법 제840조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판례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란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 공동 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 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라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격 차이로 이혼이 되려면 누가 봐도 헤어지는 것이 낫겠다는 정도의 관계여야 하고, 이혼을 청구한 쪽의 잘못이 없어야 합니다.

-모든 게 맞지 않는다는 사연 속 부부의 경우엔 이혼이 가능한가요.

△남편도 이혼을 원하고 있다면, 협의 이혼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남편이 이혼을 원치 않는다면 이혼 소송을 제기해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음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남편과 아내가 성격차이로 다툼 끝에 별거, 각방, 대화 단절 등을 겪게 됐고, 결국에는 서로가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됐다면 혼인 관계는 파탄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혼을 청구하는 아내가 다툼 끝에 폭언·폭행을 했다거나 대화의 노력조차 없이 먼저 집을 나가버리는 등의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아내의 이혼 청구는 인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사연자가 이혼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법원은 성격 차이로 인한 이혼을 인정하는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남편 쪽에서 이혼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아내에게 자신의 태도 변화와 개선을 약속하는 경우라면, 아내의 이혼 청구는 기각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내가 꼭 이혼을 해야 한다면, 이혼 소송 전 관계회복을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는 점도 법원에 적극 주장해야 합니다. 먼저 이 문제로 남편과 대화를 나눠보고, 필요하다면 부부상담도 받아보세요. 이렇게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면 그때 이혼을 선택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TV양소영’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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