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에 정유 컴백 한화그룹, 주유소 진출 기회 만났다

2012년 알뜰주유소 공급 시작..공급능력 확인
예전 주유소 경험에 알뜰 운영권 확보 기대감
한화 "정해진 것 없다"..업계 "특혜 시비 우려"
  • 등록 2015-05-11 오전 1:00:46

    수정 2015-05-11 오전 1:00:46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한화그룹이 16년만에 정유업계로 컴백한 가운데 주유소 사업에까지 손을 댈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내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알뜰주유소 자립화’가 한화그룹으로서는 최적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정유사들은 한화그룹의 시장 진입에 대해 바짝 긴장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공급능력 충분..알뜰주유소 자립화가 기회

10일 한화토탈 및 업계에 따르면 한화토탈(옛 삼성토탈)은 연간 기준으로 항공유 190만t, 휘발유 50만t, 경유 100만t, LPG 48만t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배럴로 환산하면 휘발유 약 430만배럴, 경유 약 800만배럴이다.

한화토탈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알뜰주유소에 휘발유를 월 3만5000배럴 공급하기 시작해 매년 입찰에 의해 공급량을 늘려왔다. 현재는 휘발유와 경유 각각 월 10만배럴 공급중이다. 한화토탈의 지난해 매출 8조7914억원 중 에너지부문 비중은 26.4%(2조3222억원)다.

석유제품 공급 능력을 갖춘 한화토탈이 그동안 주유소 사업에 뛰어들지 않은 이유는 인프라 및 운영경험 부족과 포화상태에 처한 시장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화그룹으로 인수되면서 경험부족 문제가 풀렸고 이르면 내년 기존 알뜰주유소의 자립화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인프라 투자에 대한 고민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현재 포화상태에 있는 주유소 시장 상황이 결단을 망설이게 하는 유일한 대목이지만 전국 주유소 갯수는 2010년 1만3003개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점차 안정화하고 있다.

주유소 시장 진출 분위기 무르익어

한화그룹은 지난 1969년 설립한 경인에너지를 1999년 매각할 때까지 30년간 정유 및 주유소 사업을 해본 경험이 있다. 당시 1000여개 주유소를 운영했다. 한화토탈로 옷을 바꿔입으면서 예전 삼성토탈에 없었던 주유소 운영노하우가 더해진 셈이다.

또 한화그룹 계열사로 성장·발전해오다 2006년 계열 분리한 석유유통 대리점 동일석유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특수관계인 5명(김 회장의 누나 김영혜 씨와 김 회장의 세 아들 포함)이 지분 100%를 나눠갖고 있는 동일석유는 수도권과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37개의 직영주유소 및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70여개 자영주유소 및 다수의 산업체에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4496억원이다.

전국 주유소의 상표별 갯수 및 점유율 현황(2015년 3월말 기준, 자료: 한국주유소협회)
유통·영업망 등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은 알뜰주유소 자립화를 통해 일시에 해결 가능하다. 현재 한국석유공사가 관리·운영하고 있는 알뜰주유소는 이르면 내년 민간영역으로 운영권이 넘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2013년 12월 알뜰주유소 자립화 계획을 발표한 이후 내년을 목표시점으로 삼아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중이다.

알뜰주유소 자립화 계획이 처음 발표됐을 당시 삼성토탈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현재 전국 알뜰주유소는 1136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가능하면 민간영역에서 서로 경쟁하도록 만들어 시장기능을 활성화하는 쪽으로 구체적인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며 “다만 지금과 같은 공동구매 형태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화 “정해진 것 없다”..업계 바짝 긴장

한화그룹과 한화토탈은 주유소 사업 진출 여부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0일 주주총회를 거쳐 삼성토탈이 한화토탈로 바뀐 이후 새 경영진이 업무를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라 새로운 사업을 검토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공급 등 기존 사업은 올해도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신규사업 진출은 새 경영진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 역시 “현재 기존 업무를 파악 중인 한화토탈 새 경영진이 주유소 사업 진출 여부를 검토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사업방향이나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기존 정유사들은 주유소 사업 수익성이 좋지 않은데다 적지 않은 투자가 병행돼야 하는 만큼 한화토탈이 쉽게 뛰어들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알뜰주유소 자립화를 통한 시장 진입에 대해서는 특혜 시비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삼성 화학 계열사 인수를 통해 정유업계에 돌아오자마자 당장 논란의 소용돌이에 뛰어드려고 하진 않을 것”이라며 “주유소 사업에 틈새시장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내년쯤에나 참여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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