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향하는 檢…이대 130년 역사 첫 압수수색에 '망연자실'

이대, 정씨에게 입학·학사 특혜…교육부, 감사 뒤 수사의뢰
조만간 최경희 전 총장 등 관련자 소환할 듯
현명관 마사회장도 22일 참고인 신분 소환 조사
  • 등록 2016-11-23 오전 4:30:00

    수정 2016-11-23 오전 8:10:04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0)씨가 2014년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 출전해 경기를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전재욱 유현욱 기자]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의 칼날이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0·개명 전 정유연)씨를 향하고 있다. 검찰은 정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와 함께 승마계의 불법지원 의혹을 동시에 들여다보고 있다.

檢, 정씨 부정입학·학사특혜 ‘배경’ 수사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2일 오전 이화여대 사무실 20여곳과 최경희 전 총장 등 주거지 3곳을 압수수색하고 입학 및 학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오후 6시쯤 마무리됐다.

이화여대가 검찰의 강제수사를 받은 것은 1886년 개교 이래 130년 만에 처음이다. 정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및 학사 특혜 의혹은 앞서 교육부 감사를 통해 이미 드러났다.

이화여대는 정씨가 특기자 전형 원서 마감일(2014년 9월 15일) 5일 뒤에 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평가에 반영했다. 또 정씨가 면접 고사장에 반입이 금지된 아시안게임 메달을 들고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서류 평가에서 정씨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에게 낮은 면접 점수를 주기 위해 면접위원들끼리 ‘짬짜미’한 사실도 교육부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이들은 과락 대상자의 수험번호를 호명하는 수법으로 서로에게 신호를 보냈고 결국 정씨를 합격시켰다.

이화여대는 학사 관리에서도 정씨에게 특혜를 줬다. 정씨가 2015학년도 1학부터 올해 1학기와 여름학기까지 8개 과목 수업을 결석하고 대체자료조차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출석으로 인정했다. 심지어 정씨가 시험에 응하지 않았는데 정씨 이름의 답안지가 제출된 과목도 있었다.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교육부는 이화여대에 정씨의 입학 취소를 요구하는 한편 검찰에 최씨 모녀와 최경희 전 총장을 수사 의뢰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화여대 교수들이 부정을 저지른 배경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한 증거물과 교육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화여대가 이같은 부정행위를 저지른 이유와 최씨 혹은 최씨와 관련된 인물의 개입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다. 최 전 총장, 당시 입학처장이었던 남궁곤 교수 등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라 특혜 의혹’ 마사회장 참고인 신분 소환

검찰은 이날 정씨를 특혜 지원했다는 현명관(75) 한국마사회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마사회는 삼성이 회장사인 대한승마협회와 함께 정유라만을 위한 지원 계획이라는 의혹이 불거진 ‘2020년 도쿄올림픽 승마 지원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만든 곳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회장사인 삼성이 4년간 186억원의 후원금을 내 정씨의 독일 전지훈련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모 전 마사회 감독을 독일로 파견한 것도 현지에서 훈련 중이던 정씨를 지원하기 위해서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박 감독의 파견 계획은 마사회와 승마협회가 협의해 결정했다.

현 회장은 또 인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던 정씨에게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마사회 소유 마방과 승마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현 회장을 상대로 로드맵을 작성한 배경, 삼성 혹은 최순실씨와의 협의 여부, 마사회 소유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배경 등을 캐묻고 있다. 현 회장은 이건희 회장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삼성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검찰은 전날에 이어 수사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독일에 체류 중인 정씨를 소환해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와 직접 관련된 비리가 있다거나 비리가 없더라도 조사가 필요하다면 소환해서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여대 구성원 “올 것이 왔다” 침통

학교 구성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자 교수와 학생들 등 학교 구성원들은 침통한 표정이다. 교수협의회 측은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교수는 “정말 심란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흐름인 것 같다”며 “일부 의혹에 대해선 최경희 전 총장이 직접 (검찰에) 밝히지 않으면 알 도리가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학교 재단이 꾸린 진상조사위원회가 교육부 감사 전에 문제가 되는 점을 밝혀내 자정 노력을 보여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총학생회 역시 어떤 입장 표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재학생은 “할 말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말문을 닫았다.

동문들 역시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이 대학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한 한모(53)씨는 “이화여대 역사상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 (특혜 의혹)책임자에 대해서는 엄격한 처벌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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