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용퇴를 선언하며 현직에서 물러난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18~19일 이틀에 걸쳐 400주씩 총 800주를 매도했다. 총 20억5700억원 규모다. 보유하던 자사주는 1300주에서 500주로 줄었다.
CFO(최고재무책임자)에서 이사회 의장 후보자가 된 이상훈 사장도 보유하던 자사주 1300주 가운데 730주(18억1400만원)를 장내에서 팔았다.
이는 대주주 양도소득세율과 요건이 강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주주인 개인이 주식을 팔려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대주주 요건은 유가증권(코스피)시장의 경우 시가총액 25억원 이상에서 15억원 이상으로 내년부터 낮아진다. 세율도 종전 20%에서 25%로 높아진다. 대주주 자격요건은 내년 4월부터, 양도소득세율 인상은 1월1일부터 바로 시행된다.
올해 폐장일인 28일 기준 삼성전자 종가는 254만8000원으로 삼성전자 보통주 589주 이상을 보유하면 대주주다. 지분이 연중 한 번이라도, 혹은 양도차익이 결산월 말에 기준금액을 넘긴다면 요건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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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권 회장과 이 사장 모두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으로 자사주를 정리했다. 이뿐 아니라 성인희 의료사업일류화추진단장(1500→500주)과 장의영 연구위원(700→550주), 박찬훈 부사장(600→450주)도 자사주를 장내 매도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입장에선 5% 세율 인상에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인사에서 김기남 사장은 용퇴를 선언한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의 뒤를 이어 DS부문을 맡았다. DS부문의 반도체는 삼성전자의 전체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에서 63.1%를 차지하는 등 삼성전자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DS부문의 또 다른 승진자인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과 강봉용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도 각각 자사주 509주(12억9439만원), 20주(4916만원)에 매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원 개인이 스스로 판단한 것”이라며 “어떤 이유로 자사주 매매를 결정했는지 알 순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