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현장] '화려한' 그러나 '쓸쓸한' MCN

  • 등록 2018-01-08 오전 4:51:41

    수정 2018-01-09 오후 1:58:5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기자의 지인 중에는 40대 아들 셋 가장으로 동영상 콘텐츠 제작을 부업으로 하는 이가 있다. 1년 됐다.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해 음식 만들기, IT기기 리뷰 등을 한다. 얼마 전부터는 네이버TV에도 동영상을 올린다. 유튜브 때보다 ‘쏠쏠하다’해도 한 달 그의 수익은 1만원대다.

취재원 중에는 영상 콘텐츠 사업을 하는 이가 여럿 있다. 항상 분주한 이들이다. 사업을 하면서 늘 ‘히트작’을 만들어야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화제가 된 영상도 여럿 있다. 그래도 하는 말이 있다. “돈 만들기 쉽지 않다.”

그동안 알고 지냈던 ‘얼굴’ 여럿이 보이지 않게 됐다. 개중에는 임원급도 있다. 비교적 젊은 나이 ‘이사’나 ‘상무’ 직함을 달고 다녔던 사람들이다. 회사가 돈을 못 벌면서 자리를 비워야 했다.

MCN에 대한 기대감은 꺼지고 있다. 대신 생존이 화두가 됐다. 순수 영상 제작만으로는 힘들다. 돈이 되는 광고가 붙어야 한다. MCN 기업들은 대부분 광고를 삽입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대도서관’, ‘양띵’으로 일컬어지는 대형 크리에이터가 아니라면 돈 벌기 쉽지 않다. 예전 한 MCN 기업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연예인 되는 것보다는 쉬울지 몰라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피라미드의 꼭대기 격인 스타는 연예계나 유튜브 쪽이나 되기 어렵다.

더욱이 스타와 무명 간의 간극은 점점 커지고 있다. 유튜브 내에서 유명 크리에이터는 검색에 있어 우대받는다. 추천 영상으로 많이 노출된다. 그만큼 재미가 있고 사용자가 선호하는 영상이라는 얘기일 수 있지만 이름값인 셈이다. 양극화의 굴레는 이 분야에서도 어김없다.

압핀.
이런 점에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지난 4일 발표한 ‘MCN 브랜디드 콘텐츠의 광고효과 분석’ 보고서는 흥미로웠다. 체험적으로만 알았던 양극화 정도를 수치적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6년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는 1만명 정도. 부업과 전업을 포함한 이들이다. 이들중 1억원 수입자는 1% 정도. 국내에 100명 정도라는 얘기다.

코바코 보고서에는 한 가지 통계가 더 포함됐다. CJ E&M 내 MCN 사업부 다이아TV 내 크리에이터 간 수입 구조다. 소속 크리에이터 중 상위 5%의 수입이 연 1000만원이 안된다는 점이다. 행사나 광고 등의 가욋수입이 빠진 통계겠지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상위 크리에이터라고 해도 최상위 크리에이터와의 격차는 크다는 얘기다. 전형적인 압핀(압정) 구조다. 압핀 끝의 화려함에 압핀의 몸체를 못봤던 것이다.

아들 셋 40대 가장은 오늘도 희망을 품고 산다. 목표는 대도서관이다. 다만 그가 내년에도 이런 희망을 품고 영상을 만들고 있을까. 기대보다 성과가 없다고 중도에 그만두지는 않을까. 이쯤되면 ‘어떻게 하면 더 오래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는 게 더 현실적이다. 돈과 유명세를 얻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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