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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다시금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지난 회차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봉지은(여주인공)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이런 사회를 개그스럽게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민하다가 귀여운 수달로 그려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수달이 조개를 깨서 먹을 것을 얻는 모습을 식당 의자를 제끼고 봉지은이 물에 떠 있는 수달로 겹쳐지게 표현해보자고 했는데 이 장면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캐릭터가 귀여움이나 상사와 연애해서 취직한다는 내용도 독자분들의 지적을 살펴보고 대사와 그림도 추가 수정했다. 더 많이 고민하고 원고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불쾌감을 드려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사과문 보니까 더 화가 난다. 풍자했다는데 저런 사회는 없다”, “여성은 능력이 아닌 귀여움으로 승부보는 사회라는 말 자체가 성차별이자 여성비하”, “어떤 인식을 갖고 있길래 여자주인공을 저런 인물로 그리느냐” 등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그가 여성 비하의 의도를 갖고 그린 것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런 인식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그냥 웹툰 속 인물이 현실에도 있는 나쁜 짓을 한 것뿐인데 뭐가 잘못이냐. 그럼 만화에서 살인, 폭행하는 것도 잡아가야 하냐”, “봉지은이 노답인거지 모든 여자가 그렇다는 건 아닌데 왜 논란이냐” 등 웹툰 속 이야기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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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가 이미 미운털이 박혔기 때문이라는 시선도 있다. 기안84의 웹툰은 과거에도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엿보인다는 비판을 여러 차례 받았다.
같은 작품에서도 여주인공이 소주에 얼음을 넣으려 했다고 해서 “룸빵녀 다 됐구만”이라는 조롱을 듣고, 1988년생인 주인공이 “누나는 늙어서 맛없어”라는 말을 듣는 장면이 나와 ‘같은 상황이라도 꼭 그런 표현을 써야 했느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이런 논란이 반복되는 것은 기안84의 개성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당황스러울 지점이다. 사과문 속 기안84의 다짐처럼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주시는 만큼, 원고 내 크고 작은 표현에 더욱 주의”를 기해준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