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14편…국립극단이 청소년극 만드는 이유는?

2011년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설립
청소년 관객 리서치 등으로 작품 제작
폭력·죽음·동성애 등 무거운 소재 실험
"청소년을 주체적인 인물로 바라봐야"
  • 등록 2017-05-03 오전 12:30:00

    수정 2017-05-03 오전 12:30:00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김성제 소장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발표한 청소년극을 소개하고 있다(사진=국립극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청소년이 등장하지 않더라도 청소년의 삶과 맞닿아 있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야기라면 청소년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을 교육을 받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주체적인 인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청소년극이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김성제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연구소장)

국립극단의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지난 2일 창립 6주년을 맞았다. 국립극단이 어린이극과 청소년극에 대한 연구와 작품 개발을 위해 2011년 설립한 연구소다. 그동안 청소년 관객층에 대한 연구와 리서치, 워크숍 등을 진행해 총 14편의 연극을 제작·개발했다. 4만2000여명의 관객과 만나며 어린이청소년극에 대한 외연을 넓혀왔다.

지난 3월에는 새로운 소장을 맞이했다. 극단 성 시어터 라인에서 활동한 극작가 겸 연출가 김성제가 연구소를 이끈다. 2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김 소장은 “배우로 시작해 30년간 연극 무대에서 청소년극 작업을 해왔다. 지금도 머릿속에는 ‘어린이’ ‘청소년’ ‘극’ 세 단어만 둥둥 떠나니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흔히 ‘청소년극’하면 ‘교복 입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작품 또한 교육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김 소장은 “청소년극이라고 꼭 교육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명칭만 ‘청소년극’일 뿐 청소년과 성인이 함께 봐야 하는 연극”이라는 것이 김 소장이 생각하는 ‘청소년극’이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도 “청소년은 성장이 빨라 어른이 되고 있고 어른은 퇴화가 빨라 청소년이 되고 있다”며 청소년극이 청소년에게만 국한된 건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어른의 세계가 청소년에게 침임하면서 청소년이 어떻게 소외되고 학대당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국립극단이 ‘청소년극’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일까. 김 예술감독은 “청소년극은 연극에서 가장 과감한 실험을 펼칠 수 있는 장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청소년극이 활발한 스웨덴에서는 청소년의 마약과 매춘 문제 등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도 그동안 폭력·죽음 등의 무거운 주제를 청소년극을 통해 가감없이 다뤄왔다. 오는 10월에는 10대들의 동성애를 다룬 ‘아는 사이’를 신작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지만 어린이극보다 청소년극에 더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예술감독은 “어린이극은 이미 민간 극단에서 상당한 수준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청소년극이 소외돼 있다 보니 조금 더 집중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작은 극장 프로젝트’의 경우 초등학교를 직접 찾아가 공연을 하기도 한다”며 “청소년의 개념을 확장해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아우르는 작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국립극단은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창립 6주년을 맞아 2015년 초연한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를 오는 4일부터 21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재공연한다. 프랑스 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경쾌한 낭만활극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김 소장은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고전에도 관심을 갖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사랑을 주제로 재치 있는 대사로 풀어내 성인도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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