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뢰 '바닥' 새마을금고 감독, 금융위 이관 늦출 것 없다

  • 등록 2023-07-11 오전 5:00:00

    수정 2023-07-11 오전 5:00:00

최근 새마을금고의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을 계기로 새마을금고에 대한 감독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에 따른 새마을금고 위기설이 수개월 전부터 제기됐으나 감독권을 가진 행정안전부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뱅크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금융위원회로 넘겨 보다 전문성 있는 감독으로 새마을금고의 불안정성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감독권 이관에 관한 논의에 나서는 움직임이 야당 중심으로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위한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며 법제실 검토를 거쳐 곧 발의할 예정이다. 기본소득당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조만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여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감독권 이관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금은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고,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고 안정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뱅크런이 재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감독 체계 개편을 훗날로 미루려는 정부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 새마을금고는 전국에 1294개나 있다. 금융자산은 300조원에 육박하고, 거래자는 2200만여명에 이른다. 이에 비해 행안부 내 새마을금고 담당 인력은 13명뿐이다. 행안부가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새마을금고와 같이 상호금융기관으로 분류되는 농협과 수협의 경우 금융위가 신용·공제사업 부문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있다. 새마을금고만 금융위의 감독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 행안부는 부서 이기주의에서 감독권 이관에 반대하고, 금융위는 책임질 일이 많아 보이는 새마을금고 감독 업무를 당장 떠맡기를 꺼리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은 업권을 넘나드는 통합적인 체계와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실효성이 높아진다. 그래야 금융기관 건전성을 상시적으로 유지하고 위기 발생과 전파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PF 대출 규제에 나서는 기간에 새마을금고가 PF 대출을 되레 크게 늘린 것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라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새마을금고 감독권의 금융위 이관은 늦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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