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은 공장 본드냄새부터 달라”…중고명품 ‘감별’의 진화

중고거래 플랫폼, ‘신뢰도’ 위해 검수 사활
번개장터, 500평 넘는 검수센터서 번개케어
“검수 마쳤는데 가품이면 300% 보상” 파격안도
  • 등록 2023-10-01 오전 7:15:47

    수정 2023-10-01 오전 7:15:47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지난 8월 중순께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에 ‘샤넬 가브리엘 백팩’을 판다는 글이 올라왔다. 신상품 가격이 1000만원에 육박하는 이 가방의 중고 판매가는 750만원. 구매희망자가 나오자 번개장터는 가방을 넘겨받아 ‘번개케어’에서 검수를 하던 중 가방이 ‘짝퉁’이란 걸 확인했다. 수출 송장(인보이스)을 포토샵 등으로 교묘히 위조한 사실 등을 발견해서다. 번개장터는 즉각 이 상품 거래를 중지시키고 판매자에 경고조치를 내렸다.

명품 중고거래시장이 커지면서 플랫폼의 ‘검수 기술’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고물건이라 해도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호가하는 명품 거래인 만큼 신뢰를 얻어야 거래가 활성화되고 고객이 느는 까닭에, 플랫폼들은 검수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파격 보상안’으로 내놓으며 경쟁하고 있다.

올해 ‘거래액 1조원 돌파’가 예상될 만큼 거래가 늘어난 번개장터는 지난해 12월 중고거래 토탈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번개케어’를 시작했다. 정품 검수에 폴리싱, 세척과 같은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연면적 약 530평 규모의 ‘정품 검수 센터’도 갖췄다. ‘빠르고 정확한 검수’를 위한 인프라로, 검수에서 상품 출고까지 당일 출고율은 98%에 이른다. 전문 감정사가 빈티지 명품부터 스마트폰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 상품을 검수 및 감정한다. 제품 박스나 태그, 보증서가 없는 중고 상품도 검수 가능하다.

번개장터에서 가품 포인트로 짚은 스니커즈들의 특징(자료=번개장터 제공)
번개장터는 특히 거래량이 가장 많은 스니커즈 품목에 대해선 지난해 4월부터 브랜드 정품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번개장터의 스니커즈 정품검수사인 로니씨는 “7개월여간 3만 켤레를 검수했다”며 “검수할 때엔 미각을 뺀 나머지 오감을 전부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품 공장과 가품 공장은 사용하는 본드가 달라서 냄새가 다르다”며 “가품 공장에서 만든 건 가죽 질감이 다르고 특정 소재를 긁었을 때 부자재에서 나는 소리들도 확실히 다르다. 가장 중요한 건 실루엣”이라고 했다.

플랫폼이 검수에 공을 들이는 건 신뢰도와 즉결돼서다. 실제로 명품 패션을 다루는 플랫폼 머스트잇·트렌비·발란 등이 가품 판매 논란에 휘말리면서 신뢰를 잃고 자체적인 명품 감정 서비스센터를 설립하는 등 검수를 강화한 사례가 있다.

플랫폼들은 보상 수준도 대폭 높이면서 ‘검수의 자신감’을 강조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손자회사 크림과 크림의 자회사인 팹을 통해 중고 패션 플랫폼 ‘시크’를 열면서 자체 검수센터 ‘시크랩’을 운영하고 있다. 시크랩의 검수를 받은 제품이 가품으로 판정되면 구매가격의 300%를 보상한다. 시크랩을 거치지 않았더라도 시크를 통해 판매된 제품이 가품으로 확인되면 구매자에게 상품 가격의 200%를 보상한다. 번개장터 역시 정품 검수한 상품이 가품일 경우 최대 300%를 보상한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교차 검수를 진행 중이고 더 정밀한 검수가 필요한 경우엔 다른 감정 플랫폼과도 협력하는 등 검수 오차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에서도 오픈마켓 가품 모니터링·신고 의무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 움직임이 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온라인몰에서 상표권 및 전용사용권 침해가 발생하는지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해 명품 등의 짝품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상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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