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이데일리]뚝심의 현정은, 취임 10주년 잔칫상 될까

금강산 관광 재개, 그룹 성장의 모멘텀
  • 등록 2013-08-27 오전 6:00:00

    수정 2013-08-27 오전 6:00:00

현대그룹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5년 이상 관광사업이 중단돼 힘든 상황이지만 현대는 결코 금강산 관광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은 이달 초 정몽헌 전 회장 10주기 추모행사를 위해 금강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대북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강조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랄까. 남북 경협 관련 ‘굿뉴스’가 잇따르고 있다. 개성공단이 133일만에 재가동되는 데다 다음달 25일엔 금강산에서 이산가족상봉이 이뤄진다. 현대그룹 간판주인 현대상선 주가는 7월 말 1만6100원에 불과했지만 남북 관계개선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한달도 안돼 2만2000원(8월 23일 종가기준)까지 치솟으며 날개를 달았다.

지난 2008년 박왕자씨 피격사건으로 전면 중단된 금강산 관광사업. 현대그룹엔 버릴 수 없는 ‘계륵’같은 존재다. 하지만 현 회장은 지금까지 뚝심 있게 버티고 있다. 취임 때부터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대북사업은 줄곧 현 회장의 어깨를 짓누르며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동시에 나이테처럼 겹겹이 싸여있는 애증의 사연은 포기할 수 없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금강산 관광 사업은 1990년대 말, 분단시대를 화해·협력으로 바꿔보려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북한과 러시아 진출을 꿈꾸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배짱이 만나 시작됐다. 1998년 6월 고 정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한데 이어 11월 금강호 출항으로 역사적인 금강산 관광은 탄생했다. 바닷길로만 가능했던 금강산관광은 2003년엔 육로관광, 2008년 3월엔 자가용 관광 길로 확대됐다.

현대상선은 정몽헌 전 회장 추모 10주기를 맞아 매월 발간하는 사보를 추모특집호로 제작했다. 현대상선 제공.
갖가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2000년 10월엔 현대건설이 1차 부도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금강산 사업은 정부의 지원과 후원 없이는 버틸 수 없게 됐다. 이어 2001년엔 현대가 북한에 5억 달러를 불법송금한 문제가 불거졌고, 결국 2003년 대북송금 관련 특검 과정에서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이 자살하는 불행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2006년엔 북한이 핵실험을 했고, 미국 정부가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을 요구하면서 정부와 현대 모두 곤혹스러움에 빠져들기도 했다.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로 이어지며 온갖 어려움을 뚫고 지속하던 금강산 관광 사업은 관광객 피격사건이 벌어지면서 이명박 정부 이후 중단됐다. 이로 인해 금강산관광 사업의 주체인 현대아산이 그동안 입은 손해만 5500억 원에 달한다.

올해는 현 회장이 현대그룹을 떠맡은 지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자”는 좌우명으로 달려왔지만, 현 회장에겐 대북사업과 운명의 궤를 같이하며 통제할 수 없는 시련들이 무수히 달려들었다. 남편 정 전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 갑작스런 경영 승계, 금융위기와 대북사업 중단, 현대건설 인수 실패 등 쓰라린 파고를 넘어야했다.

그동안 현대그룹은 긴 불황 속에 실적은 악화되고 성장동력도 떨어졌다. 그래서인지 현대그룹은 현 회장 취임 10주년(10월 21일)를 앞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몽헌 전 회장 추모 10주기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 최근 현대상선에서 정몽헌 전 회장을 기념하기 위해 발행한 추보사보를 한 장 한 장 넘겨 보던 현 회장은 정 전 회장의 어록과 임직원들의 추모메시지 편을 보고 한참 동안 눈을 떼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반전할 수 있는 재료는 역시 금강산 관광사업의 재개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의 실적개선, 여기에 금강산 관광까지 다시 시작한다면 현 회장 취임 10주년의 잔칫상을 차릴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란 기대다. 또 그룹 차원에서는 과거보다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있는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 5년 동안 몇 차례 희망적인 관측이 빗나가다 보니 이번에도 금강산 관광 재개에 관한 섣부른 기대는 자제하는 눈치지만,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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