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LG "전기차 못 만드는 게 아니라 안 만들 뿐"

LG전자, 전기차 부품 풀라인업에 설계 역량까지
삼성SDI, 중국 등에 표준화된 배터리팩 공급 추진
  • 등록 2015-05-06 오전 1:00:00

    수정 2015-05-06 오전 8:26:22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이 정도면 LG가 직접 전기차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세계 전기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 행사장의 LG전자 및 LG화학 통합 부스를 방문한 업계 관계자들은 LG의 전기차 부품 기술력에 혀를 내둘렀다. LG전자(066570)는 전기차 구동 부품 제조 및 차량 디자인·설계 노하우를 선보였으며, LG화학(051910)은 한 발 앞선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을 소개했다.

삼성SDI(006400)도 별도 부스를 마련하고 전기차 배터리 팩 모듈 생산 역량을 과시했다. 삼성과 LG의 전기차 사업은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을 넘어 현 시점에서 가시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수준까지 성장한 모습이었다.

3~6일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세계 전기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 행사장에 마련된 LG전자·LG화학 통합 부스(왼쪽)와 삼성SDI 부스 전경. 사진 이재호 기자
LG, 계열사 시너지로 전기차 시장 선도

이번 EVS의 주인공은 단연 LG전자였다. LG화학과 함께 행사장 왼쪽에 최대 규모의 부스를 꾸리고 업계 관계자와 관람객들을 맞았다. 행사 주최 측은 “LG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공식 부스를 마련했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부스를 둘러보니 LG전기차 사업에서 자신감을 가질 만했다. LG전자는 전기차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주행을 종료할 때까지 필요한 모든 부품을 갖추고 있었다.

그 중 백미는 전기차의 심장 역할을 하는 ‘드라이브 유닛’이었다. 드라이브 유닛은 기존 차량의 엔진과 같은 구동모터, 모터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인버터, 엔진 회전수를 제한해 주행 효율성을 높여주는 감속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구동모터는 LG전자 세탁기에 사용되는 DD(Direct Drive)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또 다른 전기차 부품인 전동컴프레서와 LCD 클러스터(계기판)도 각각 LG전자의 에어컨과 TV 제조 기술력을 활용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전기차 중량을 기존 대비 20% 이상 줄일 수 있는 경량화 설계 플랫폼도 선보였다. 이를 위한 차량 소재까지 개발한 상태다. 여기에 LG화학의 배터리 셀(Cell)과 LG이노텍의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결합해 만든 배터리 팩만 탑재하면 사실상 전기차가 완성되는 것이다.

EVS 행사장을 찾은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사장)은 “이번에 LG화학과 공동 부스를 운영키로 하는 등 (전기차 사업과 관련해) 계열사들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내년 말에는 주행거리가 상당히 늘어난 전기차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I의 PHEV용 배터리 팩(왼쪽)과 LG전자의 전기차용 드라이브 유닛. 사진 이재호 기자
‘메이드 인 코리아’ 배터리 ‘굿’…車업계 앞다퉈 채택

삼성SDI도 행사장 오른쪽에 별도 부스를 마련하고 HEV(하이브리드)와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EV(순수 전기차)로 이어지는 배터리 풀 라인업을 전시했다. 부스 크기는 LG보다 작았지만,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BMW의 전기차 i3가 부스 입구에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삼성SDI는 단순히 전기차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차량에 넣기만 하면 되는 배터리 팩 모듈을 제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기존에는 자동차 회사가 요구하는대로 배터리 셀을 만들어 공급했지만 앞으로는 표준화된 크기의 배터리 팩 모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LG화학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까지 가세하면서 글로벌 시장은 한국 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 배터리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SDI는 i3와 함께 PHEV 스포츠카인 i8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르노 부스에는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소형 해치백 ZOE와 패밀리 세단 KANGOO Z.E.가 전시돼 있었다. 쉐보레의 차세대 전기차인 볼트에도 LG화학 배터리가 장착된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현대차도 LG화학 배터리가 사용된 소나타 PHEV 모델과 SK이노베이션(096770) 배터리를 탑재한 쏘울 EV를 전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들이 지난 수년 간 전기차 사업에 공을 들인 결과 최근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BMW i8(왼쪽)과 LG화학의 배터리가 장착된 르노 ZOE. 사진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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