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질병?]④"WHO 결정, 10년 뒤 韓게임산업 암흑기 초래할 것"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인터뷰
  • 등록 2019-05-13 오전 5:06:00

    수정 2019-05-12 오후 8:15:24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사진=노재웅 기자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한국 만화나 애니메이션 산업의 암흑기가 도래했던 것처럼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하면 십수년 뒤 한국 게임 산업도 치명상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10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게임의 질병화 이후 벌어질 후폭풍을 경고했다.

정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29일 WHO에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에 게임이용장애가 포함된 것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전달할 당시, 참고문헌으로 포함된 ‘게임이용자 패널(코호트) 조사 1~5차년도 연구’를 진행한 국내 대표 전문가다.

그는 과거 만화방이 비행의 온상으로 여겨져 한국 만화·애니메이션 산업이 일본과의 격차를 초래한 것처럼 게임도 비슷한 흐름으로 갈 수 있음을 지적했다. 아이디어와 창조가 중요한 콘텐츠 산업에서 사회 인식이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문화 콘텐츠 산업은 어린 나이 때부터 접근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중요한데 부정적인 사회 인식에 가로막히면 인재들이 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없다”며 “당장 어느 게임업체의 매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국 게임산업의 암흑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알코올이나 마약은 성인이 주체지만, 청소년이 많이 이용하는 게임은 부모의 인식과 국가적 규제가 중요하다”며 “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분류하고 보건복지부가 이를 수용하면 의학계 파장은 물론 이용제한 관련 규제 등이 필수적으로 따라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과거 ‘4대 중독법(알코올·마약·도박 함께 게임을 중독물질로 포함한 법률안)’을 밀어붙인 전력이 있는 보건복지부의 행보를 특히 경계했다.

그는 “복지부는 당시 4가지 중에 뺄 수 있는 게 있느냐고 물었을 때 마약을 빼더라도 게임은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주체”라며 “게임을 중독물질, 소위 통제가 필요한 대상으로 보는 것이 명확한 복지부에 WHO의 발표는 아주 좋은 동기와 근거를 제공해주는 셈이다. 정신질환의 소관이 복지부이기 때문에 통계청의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분류와 관계없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 나머지 부서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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