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근·심경섭 전화왔지만"...남자배구 학폭, '사과'론 부족

  • 등록 2021-02-14 오전 12:12:51

    수정 2021-02-14 오전 12:39:5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 선수가 과거 학교 폭력(학폭)을 휘둘렀다는 폭로가 이번엔 남자 배구로 이어졌다.

당사자로 지목된 OK금융그룹 읏맨의 송명근, 심경섭 선수가 사실을 인정하고 구단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피해자는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했다.

송명근, 심경섭의 학폭을 폭로한 피해자 A씨는 지난 13일 “구단 측 공식 입장문을 확인했다”며 “먼저 명확히 할 것은 당시에 ‘수술 치료 지원 및 사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라는 문장은 사실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이날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트 판에 ‘현직 남자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 따르면 10여 년 전 고교 1학년 배구선수였던 A씨는 3학년 선배 B씨가 노래를 강요하는 상황에서 2학년 선배 C씨가 급소를 가격해 응급실로 실려가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폭행이 일상이었던 당시, 배구선수의 꿈을 위해 참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학교 시절 다른 사례까지 포함해 A씨가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한 선수는 모두 3명이다. 1명은 2015년까지 OK저축은행에서 뛰다 은퇴한 배홍희 전 선수이며 2명은 현역 선수인 OK금융그룹의 송명근과 심경섭으로 확인됐다.

결국 OK금융그룹은 이날 오후 두 선수의 학폭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OK금융그룹은 “송명근 선수는 송림고등학교 재학시절 피해자와의 부적절한 충돌이 있었고 당시 이에 대한 수술 치료 지원 및 사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피해자와 직접 만나 재차 사과하려고 하였으나 현재 연락이 닿지 않아 문자 메세지로 사죄의 마음을 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경섭 선수 또한 지난 송림중학교 재학시절 피해자에게 폭언, 폭행 등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 선수 모두 어린 시절, 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피해자에게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OK금융그룹이 심경섭(왼쪽)과 송명근의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사진=KOVO)
이에 대해 A씨는 “가해자 측에서 진심 어린 사과가 있었더라면 지속적인 놀림이 동반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저는 이것을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고 양심이 있고 생각이 있다면 본인도 사과를 했다고 인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구단 측이 언급한 ‘수술 치료 지원’에 대해 “당시 모든 수술비는 학교에서 지원이 됐고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이라는 보험금으로 가해자 부모님께 150만 원의 통원치료비를 받았던 게 전부”라며, “부풀려서 설명되는 건 저도 기분이 나쁘니 명확하게 알려야 겠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저에게 연락이 닿지 않아 사죄 문자를 남겼다 했는데 사과는 가해자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사과를 받는 사람이 원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막무가내 전화로 끝낼 단순한 사항은 아니니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문자로 온 내용에서도 이 글(폭로 글)을 내릴 정도의 진심 어린 사과는 느낄 수 없었다. 본인도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이 섞여 있는 사과, 사고에 대한 사과는 있지만 그 후에 놀림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사람인지라 이런 상황이 마음 편하지 않고, 단순히 괴롭히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아니라는 점 본인들도 아셨으면 한다. 그렇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입장문과 사과는 인정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고 마음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당사자들은 입장을 바꿔서 좀 더 오래, 깊게 생각해보고 제대로 된 사과를 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사진=네이트 판
그는 폭로 글을 올린 뒤 “많은 후배들과 선배들에게 연락이 왔다. 후배들은 용기를 내줘서 고맙다고 한다”며 “그 당시 우리들의 일상은 당연함이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되니 마음 한켠이 놓인다”고 했다.

이어 “월요일(15일)이 되면 병원에 다녀오려고 한다. 병원에 다녀와서 그때의 상태와 지금의 상태가 어떤지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라며 “그 이후에 (가해 선수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어떤 식으로 사과할 것인지 생각해서 사과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배구연맹(KOVO)은 선수들의 학폭 전력이 잇따라 드러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단 구단의 자체 징계를 지켜본 뒤 상벌위를 열 계획이다.

이재영, 이다영 선수의 학폭 폭로를 계기로 대한배구협회와 함께 학생들의 학교폭력 예방 교육 체계를 갖추기로 한 배구연맹은 프로 데뷔전 사안에 대해서도 징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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