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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내년 이후 메모리 가격 및 업황 반등 기대감에 지난 18일 7만200원에서 3거래일만인 23일 7만5300원으로 7.3% 가량 반등에 성공했었다. 증권업계에선 D램 가격이 내년 1분기 바닥을 형성할 가능성이 커지고, 인텔과 AMD 등의 서버용 신규 CPU 출시로 서버 교체 수요도 도래할 것이라며 힘을 싣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부터 북미 클라우드 업체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서버 신규 투자에 적극 나설 전망”이라며 “10개월간의 충분한 주가 조정 등을 고려할 때 4분기가 비중확대의 적기로 판단된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부상했던 2012년 4월 당시 삼성전자는 시 주석의 고향인 산시성 시안에 70억달러 규모 낸드플래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낸드플래시는 당시 널리 쓰이던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대체할 차세대 저장장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에 탑재돼 수요 급증이 예상되던 제품이었다.
삼성전자가 중국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처음 공개했던 2011년 12월 6일 당일 주가는 2만880원(이하 액면분할 기준)이었다. 이후 실제 투자 계획이 확정됐던 2012년 4월 5일(2만6600원)까지 주가는 27.4%나 상승했다. 중국 반도체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넉 달새 주가에 선(先)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시안 반도체 공장이 본격적으로 건설에 들어가 2년 뒤 준공식이 열렸던 2014년 5월 9일 주가는 2만 6700원에 머물며 2년간 주가가 전혀 오르지 못했다. 또 2년이 더 지난 2016년의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6월 30일)에도 주가는 2만8500원에 그쳐 4년 이상 박스권에 머물렀다. 시안 반도체 공장의 투자 효과가 본격적으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시기는 2016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슈퍼사이클’ 때로, 2013년 1월 2일 기록한 당시까지 사상 최고가인 3만1520원을 넘어선 것은 3년 7개월 뒤인 2016년 8월 18일(3만2800원)에서였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천문학적 액수가 투자되는 반도체 라인은 착공부터 가동까지 2~3년의 시간이 필요하고, 라인에서 제품이 생산을 시작하는 시점과 반도체 수요 사이클과 정확히 맞아떨어지기도 어렵다”며 “미국에 신규 파운드리 라인이 삼성전자 실적에 반영되고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3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