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들고 쫓아와요”…비명에 우르르 몰려나온 카센터 직원들

마트 여주인 쇠파이프 위협한 60대 취객
군 간부 출신 카센터 사장과 직원들이 붙잡아
피해 여성 “끝까지 도와주는 거 보고 감동했다”
  • 등록 2023-03-06 오전 5:58:47

    수정 2023-03-06 오전 5:58:47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술에 취해 소주병과 쇠파이프를 들고 여성을 협박한 60대 남성이 인근 카센터 직원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술에 잔뜩 취해 마트를 찾은 손님이 가게 안에서 술을 마시다 주인에게 제지를 당하자 벌인 끔찍한 소동이었다.

(사진=MBC 캡처)
4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중부경찰서는 60대 남성 A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6시 40분쯤 인천시 영종도에 한 마트에서 마트 주인 B씨(60대·여)에게 소주병과 쇠파이프를 들고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MBC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마트 안에서 소주를 뿌리는 등 소란을 피웠고 B씨가 마트 밖으로 뛰쳐나오자 쇠파이프를 들고 쫒기 시작했다. B씨는 마트 옆 카센터로 가 문을 두드리며 “살려주세요”라고 다급하게 외쳤다.

마침 카센터에는 주인 C씨와 직원들이 있었고, 이들은 B씨의 외침을 듣고 밖으로 나왔다

A씨는 카센터 직원들을 보고 들고 있던 쇠파이프를 던진 뒤 도망쳤다. 그러나 C씨와 직원들은 A 씨를 쫓아가 붙잡아 그를 경찰에 인계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마트 안에서 술을 마시던 중 B씨에게 제지 당하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센터 주인 C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냥 도망가는 척하는 듯하면서 이제 뒤로 돌아서시더라”며 “그때부터 달려가서 잡았다. 저한테 ‘형사님이세요?’ 이러더라. 덩치가 크고 그러니까”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군 간부 출신으로 직업 군인 10년을 하고 이제 정비소를 하고 있다. 그런 취객 정도는…”이라며 “저희 직원들한테도 계속 욕을 하고 그랬는데 저한테는 유독 ‘형사님’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B씨는 “폭력을 당하고 굉장히 다급한 상황에서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었는데 정말 흔쾌히 하던 일 다 집어던지고(도와줬다)”라며 “요즘 이렇게 험악한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있나 싶다. 아무리 이웃이지만 이렇게 끝까지 도와주는 거 보고 난 감동해서 이거는 여러 사람에게 알려서 칭찬해 주고 싶고, 자랑하고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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