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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이 ‘무인기(드론) 공포’에 휩싸였다. 비용이 저렴하고 레이저 추적이 어려운 드론 수십 대로 언제든지 석유시설을 공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 공격으로 증명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동의 안보 위협이 높아지고, 원유 생산 비용도 높아질 수 있다.
지난 15일 새벽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은 이전과는 다른 테러 공격의 형태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전에도 드론을 활용한 공격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방공망에 저지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격에 성공했다. 특히 예맨의 후티 반군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후티의 예맨 거점에서 사우디의 석유시설까지의 거리는 약 1300km이다. 후티의 주장대로라면 이 거리를 폭발물을 실은 드론이 날아가 사우디의 레이더망을 뚫고 공격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사우디 정부는 아직 공격자를 특정하거나 드론의 비행 위치를 확인하지 않았다.
다양한 가정이 나온다.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후티는 이전에서 사용했던 드론보다 훨씬 강력한 UAV-X 드론을 획득했다. 이 드론은 18kg의 폭발물을 매단 채 바람 등을 이용해 최대 1500km를 비행할 수 있다.
미국 고위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10개의 드론으로 19개의 목표물을 공격할 수는 없다”며 “후티가 주장하는 발사 위치와 위성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발사 위치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라크 석유 시설이 드론이 아닌 크루즈 미사일에 피격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크루즈 미사일은 드론보다 훨씬 정교한 조작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런 사태의 핵심은 비대칭 무기에 대한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유라시아그룹의 아이함 카말은 “사우디의 항공 방어 시스템은 전통적인 위협을 방어하도록 설계됐다”며 “드론과 같은 비대칭 공중 위협에 대처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드론이 측량, 촬영, 오락, 배달 등 다양한 용도로 상업화, 활용되고 있는 것에 비해 대비책은 부족하다는 점이다. 드론이 갑자기 폭탄으로 돌변할 경우, 대비책은 속수무책이다.
FAA는 공격용 드론을 식별하기 위한 레이더 시스템 등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완벽한 감시체제를 구축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무인 비행 기술의 빠른 진화가 테러에 대한 공포로 나타났다”고 평했다.
제프리 프라이스 메트로폴리탄대 교수는 이번 공격이 후티 반군이 가지고 있는 드론 기술의 향상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이슬람국가(IS)나 알카이다 등 테러 세력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드론을 활용한 공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안보 위협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미즈노종합연구소의 이노우에 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언제 인프라가 공격당할지도 모른다는 위협은 유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