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기록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벌써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5개월 만에 74조원을 돌파했다. 주춤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거래일보다 805억원 증가한 23조5636억원으로 집계됐다. 증시로 돈이 다시 모이고 있는 것이다.
1주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청약 마감 시간까지 관망하다가 경쟁률이 낮은 쪽으로 청약자가 몰리는 현상을 감안하면 청약 마지막 날 청약자 500만명, 청약증거금 100조원 돌파도 가능하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형 증권사 청약자 1주 확보 ‘빨간불’
19일 LG엔솔 대표주관사인 KB증권에 따르면 전날 7개 증권사 평균 경쟁률은 20.48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청약증거금은 32조6467억원을 기록했다. 청약 참가자수는 237만5301명, 청약주식수만 2억1765만주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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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관심은 역대 최고 청약증거금(81조원) 기록을 보유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다. SKIET는 첫날 증거금은 22조1594억원이었다. SKIET의 경우 중복청약이 가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LG엔솔은 첫날 기록은 이미 SKIET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선 100조원 이상의 증거금이 모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역사상 최대 규모의 증거금이 단기자금 시장에 일시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이라고 우려했다.
LG엔솔의 흥행은 이미 예고됐다. 지난 11~12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2023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KOSPI) IPO 수요예측 역사상 최고 경쟁률이다. 전체 주문 규모는 1경5203조원으로 집계됐다. 1경의 1조의 1만배로 ‘경(京)’ 단위의 주문 규모가 모인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모든 기관투자자(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일부 기관 제외)들은 주당 희망공모가액으로 최상단(30만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15일에서 최대 6개월까지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도 77.38%에 달한다.
시장에 나오는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품절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체 상장 주식수 중 14.5%에 해당하는 3400만주가 상장 공모 신주 모집 물량에 해당한다”며 “이 중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배정된 물량이 약 2330만주에 해당하는데, 현재 기관투자자들의 신청 현황으로 살펴볼 때 약 60%에 해당하는 물량이 3개월 이상의 락업 기간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경우 실제로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은 약 6.8~8.5%로 상장 직후 유통되는 물량이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총 2위 넘보는 LG엔솔 코스피200 조기편입 호재도
LG엔솔 공모주 흥행 요인은 높은 성장성에 있다. 세계 2위, 국내 1위 2차전지 업체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시장에 뛰어들며 LG엔솔의 성장가도는 더 두터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LG엔솔의 적정 시총을 110조원,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101조원으로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100조9000억원, 유안타증권은 58조~128조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상장하자마자 삼성전자(005930) 다음에 랭크될 수 있는 시총 규모다.
MSCI 지수와 코스피200에 조기 편입 가능성도 호재다. 이르면 MSCI에서는 내달 14일 장 마감 후 코스피200지수에선 3월 11일께 LG에너지솔루션을 편입할 것이란 구체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에 모두 편입할 경우 패시브펀드의 매입 수요가 1조원 가량이 될 것”이라며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1조5000억원 이상의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LG엔솔의 둘째날 일반 청약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한다. 공모가는 30만원으로 최소 10주를 청약하려면 150만원을 넣으면 된다. 배정된 주수를 제외한 청약증거금의 환급은 21일이다. 상장은 2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