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꺾였다" VS "반등 확실"…엇갈린 M&A 전망

[M&A 시장 급랭]②
PEF, 연초 베팅 대신 신중모드 ‘눈길’
2~4분기 시장 전망 두고 엇갈린 관측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 국면 진입했다
드라이파우더 넉넉…일시적 현상 반론
시장 이끌 '메가딜' 언제 터질까 관심
  • 등록 2022-04-14 오전 4:50:00

    수정 2022-04-14 오전 4:5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일시적인 현상인가, 장기 침체의 서막인가…”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을 바라보는 자본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M&A 체결 이후 올 들어 잔금을 낸 사례를 걷어내면 새해 들어 시장을 이끌 빅딜이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종별로 조 단위 빅딜이 쏟아지던 작년과 비교하면 몰라보게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시장에 나오는 매물마다 뭉칫돈을 쏟아붓던 이른바 ‘M&A 인플레이션’이 막을 내리고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도모할 수 있는 사모대출펀드(PDF) 등 안전 투자로 방향이 선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PEF 운용사별로 적게는 수 천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부터 모집하는 펀드)를 조성한 상황에서 1분기 부침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열기 잇나 했는데…1분기 신중모드

지난해는 1조원을 넘는 M&A 거래가 유독 두드러진 한 해였다. 대기업과 PEF 운용사를 막론하고 조 단위 거래에 나서면서 지난해 M&A거래 규모는 6년 만에 50조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시장 전체 분위기가 자연스레 뜨거워지는 환경을 제공했다.

그러나 대형 투자의 이면에는 PMI(인수 후 통합 작업)나 펀딩(자금마련) 등 공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 뒤따른다. 거금이 오간 만큼 그에 걸맞은 이익 창출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빅딜을 체결한 PEF 운용사들이 잇달아 베팅에 나서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지난해 거금을 베팅한 PEF 운용사들 입장에서는 당분간 대형 투자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연기금 주최 PEF 운용사에 선정된 사모펀드들도 마찬가지다. 넉넉한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지만 앞으로 2~3년간 펀드 조성은 물론 수익률 측면에서 투자자들이 제시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과제가 생겨났다. 과감한 투자보다 수익률 보장을 노릴 수 있는 매물로만 투자 대상을 좁힐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매력있는 매물이 나올 경우 투자를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지금 분위기로서는 내실을 다지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도 “투자 규모가 늘어 자칫 삐끗하면 더 크게 잃을 수 있다 보니 정해놓은 수익률 관리에 만전 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대형 PEF 운용사를 중심으로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사모대출펀드(PDF)도 맥락을 같이 한다. PDF는 투자 자금을 모아 기업 회사채나 대출에 투자하는 펀드를 뜻한다. 본래 PEF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로 분류돼 설정된 펀드 자산의 50% 이상은 반드시 지분 투자를 해야만 했고 대출도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PEF 운용사들도 PDF를 결성하고 대출할 길이 열렸다.

PEF 운용사들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 국면에 맞춰 리스크를 짊어져야 하는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비중을 줄이는 대신 금리가 오르면 수익률 증가도 덩달아 기대할 수 있는 PDF에 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옥석가리기 시작’ VS ‘일시적 현상’ 엇갈린 전망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다소 파격적인 전망도 나온다. 투자만 했다 하면 돈을 벌던 시기를 지나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한 PEF 운용사 대표는 “최근까지는 투자 수요도 많았던데다 코로나19 여파로 투자 대비 수익률이 좋게 나왔던 것이 사실이다”며 “지금은 코로나19 요인이 사실상 제거됐고 묻지마식으로 거액을 베팅하던 추세에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통상 여름을 기점으로 M&A 거래가 늘어나는 추세로 봤을 때 1분기 거래규모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0조원을 넘었던 지난해도 2~4분기에 48조원 넘는 거래규모가 이뤄졌다. 연초 불거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상황과 대선 이슈 등이 있었지만 PEF 운용사별 드라이파우더(펀드 내 미소진 금액)가 넉넉해 시장 침체로 보긴 이르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코로나19가 정점이던 지난해 투자 황금기를 맞았고 실제로 투자와 이익 실현에 있어서 기록적인 한 해를 보냈다”며 “올해에도 아시아 시장에서 대담하고 용기 있게 우리의 길을 찾을 것”이라며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관건은 시장 열기를 견인할 빅딜 성사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인텔 낸드 사업 부문(10조6740억원) △이베이코리아(3조4400억원) △스핀엑스(2조6260억원) △두산공작기계(2조4000억원) 등 2조원을 웃도는 ‘메가 딜(Mega Deal)’이 잇달아 체결되며 거래 건수 감소를 상쇄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선 이벤트가 지나간 만큼 2분기 들어 열기가 뜨거워질 것”이라면서도 “원매자들의 구매욕구를 이끌어낼 인기 매물 내지는 다자구도 경쟁이 얼마나 나올 수 있을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