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우대금리를 뺀 기본금리가 2%대로 훅 떨어지자 이씨는 최고 금리가 4.0%인 타은행의 특판 상품도 알아봤다. 다른 상품 역시 신규고객 우대, 월급 이체, 평잔 유지 등 우대조건이 붙어 있어 실제 받을 수 있는 금리 수준은 3% 중반대였다. 이씨는 “우대금리를 받지 못하면 실제 금리 수준은 2~3%대”라며 “우대금리를 적용받기 위한 조건을 다 맞추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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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은행권이 현재 판매 중인 적금상품(단리) 60개 중 최고 연 5%의 금리를 주는 적금상품은 14개로 집계됐다. 연 최고 4%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상품(단리)은 4개였고, 연 최고 3.70% 이상의 예금상품(단리)도 15개로 나타났다.
만약 8.90%의 금리를 받으려면 △가입기간 중 결혼(5.00%) △상품 가입자간 결혼(0.50%) △신규고객(0.50%) △부산은행의 주택청약종합저축 보유(0.20%) △입출금계좌 평잔 우대(0.30%)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연 최고 7.0%의 금리를 제공하는 자유적립식 적금상품인 ‘IBK탄소제로적금’도 4.0%의 우대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선 △자동이체 △최소 3회 이상 월 전기사용량 감축 등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야 한다.
결혼, 탄소감축, 청년, 반려동물 등 이색 조건을 내걸지 않은 상품들도 고금리를 받기 위해선 우대조건을 맞춰야 한다. 시중은행 적금상품 중 최고 금리 기준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우리SUPER주거래적금(4.65%)’과 ‘신한 알.쏠 적금’은 각각 4개(1.9%)의 5개(1.3%)의 우대조건을 걸었다. 조건은 급여·연금이체, 다이렉트 해외송금, 카드 실적, 청약보유 등이다. 우리SUPER주거래적금을 가입했던 한 고객은 “4% 넘는 금리를 기대하고 가입했는데, 실제 금리는 3% 극초반이라 몇개월 넣다가 해지했다”며 “조건이 워낙 많다 보니 일일이 확인하기도 번거롭다”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수신 상품 판매를 계기로 고객을 확보하는 영업 효과와 함께 세부 고객을 공략하는 마케팅 측면을 고려해 다양한 우대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조건을 세세히 살펴보는 것이 이상적이나, 조건 판단이 어렵거나 번거롭다면 기본금리 자체를 높게 주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은행 업계 관계자는 “우대조건이 세분화되다 보니 고객 입장에선 우대금리가 허수라고 느낄 수 있다”며 “우대금리 지급조건 충족 가능성과 실질 혜택을 따져보고 기본금리가 높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