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승부처(6) 서울 강남 을 정동영 대 김종훈

  • 등록 2012-03-23 오전 6:00:00

    수정 2012-03-23 오전 10:46:49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어머, 손이 참 따뜻하네요.” “마중 나왔습니다.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22일 오전 7시20분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지하철 개포역 5번 출구. 따뜻한 캔커피를 두 손에 쥐고 있던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출근길에 나선 유권자에게 다가가 손을 꼭 잡았다. 쌀쌀한 봄 날씨에 언 손을 녹이는 따뜻한 악수에 유권자들도 웃으며 화답했다.

‘새누리당이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라는 강남 을 지역구에 출마한 정 고문의 아침은 따뜻한 손잡기로 시작한다. 자리를 함께한 김명신 서울시의원은 “강남 주민도 이제는 달라졌다”고 말한 뒤 오가는 시민들에게 연이어 “정동영 의원 잘 부탁드린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겠다는 대학생 조 모(21)씨는 “(정 고문이) 좋은 분 같다”며 “미래를 위해, 교육 정책을 제대로 수립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 정동영 민주통합당 강남 을 후보가 21일 강남구에서 열린 물의 날 행사에 참여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 고문이 먼저 다가가 손을 맞잡았다면, 새누리당의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네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김 전 본부장은 “어색하지만 재미있다”며 “10명 중 3명 정도는 알아본다.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먼저 다가와 반가움을 표시하는 유권자도 눈에 띄었다. 멈춰선 승용차 창문을 열고 인사하는 이부터 발걸음을 돌려 응원하는 주부도 있었다.

대치동에서 40년간 부동산소개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55)씨는 “이곳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한다”며 “2번을 찍으면 모두 뺏긴다는 정서도 많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긴 힘들 것”이고 내다봤다.

▲ 김종훈 새누리당 강남 을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수서동 수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점심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이같은 발언에 설득력을 더한다. 동아일보 조사에 따르면 김 전 본부장의 지지율은 39.2%로 30.5%의 지지율인 정 고문을 8.7% 포인트 앞섰다. 대선 후보였던 정 고문의 인지도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차이다.

하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도 만만찮다. 개포동 주민 서 모(62)씨는 “4년 전과 다르다”며 “여당이 부자들에게만 치중했다. 남북 관계도 그렇고, 실정을 너무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김 모(55)씨는 “여당이 잘한 것도 없으면서 당연히 뽑아줄 거라 생각하는 게 정말 얄밉다”고 꼬집었다.

강남 을 지역구는 당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실무 협상을 주도한 김 전 본부장과 대표적인 한미 FTA 폐기론자인 정 고문의 맞대결인지라 ‘FTA 매치’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강남의 다른 지역에 비해 부자와 서민이 섞여있는 이곳 특성상 재개발이나 복지 등 ‘먹고 사는 문제’에 민감함이 더했다.

유귀범(62) 구룡마을 주민자치회장은 “정 의원은 오래 전부터 우리 마을에 많은 도움을 줬고, 남들과 다르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주민 사이에 자원봉사라도 해서 도와주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구룡마을은 지난해 5월 주민등록이 허가돼 처음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게 됐다. 거주민은 2300명 가량이다.

개포동이지만 한블록 떨어진 아파트 단지 주민의 관심은 단연 재개발이었다. 33년째 개포동에 살고있는 이 모(60)씨는 “민주당 시장이 뽑히고 재건축 진행이 안돼 집값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아느냐”고 말했다.   < 기획특집 ☞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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