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미투' 성폭력 보고서 파문…"장마당 여성, 정부 관리들에게 성상납"

  • 등록 2018-11-03 오전 12:01:00

    수정 2018-11-03 오전 12:01:00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북한 정부 관리들의 성폭력 실태을 담은 보고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츠(HRW)는 지난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 없이 밤에 눈물이 나요:북한의 성폭력 실상’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하고 북한 정부의 성폭력 실태를 고발했다.

이 보고서는 2015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3년 6개월 간 2011년 이후 탈북한 57명 등 북한 밖의 북한인 106명의 성폭력 피해 사례를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장마당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정부와 시장 관리 등에게 지속적으로 성상납을 요구받고 있으며, 각종 착취와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HRW의 인터뷰 대상 중에 북한에서 장사 경험이 있는 여성 21명은 여러 지역을 이동하면서 보안원 등 관리들로부터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성폭력 가해자로 고위 당 간부, 구금 시설의 감시원과 심문관, 보안성(경찰)과 보위성(비밀경찰) 관리, 검사, 군인을 꼽았다.

보고서는 “여성들이 장마당에서 장사를 이어가려면 정부 관리와 시장 간부들에게 뇌물을 줘야 할 때가 많은데 여성의 경우에는 뇌물에 성폭행이 포함된다”면서 “북한에는 정부 관리들에 의한 여성 성폭력이 만연해 있지만 사회적 낙인과 두려움, 구제책의 부재 탓에 신고ㆍ처벌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케네스 로스 HRW 사무총장은 “북한에서 성폭력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대응하지 않고 널리 용인되는 비밀”이라면서 “북한 여성들도 어떤 식으로든 사법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있다면 ‘미투’라고 말하겠지만 김정은 독재 정권 하에서는 그들의 목소리가 침묵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 활동가인 이소연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는 “장마당 여성을 따로 불러 편하게 장사하도록 해주겠다며 성상납을 요구하는 보안원 등 관리가 북한에 흔하다”며 “하지만 행정ㆍ정치ㆍ사법 부문 곳곳에 포진돼 권력을 갖고 있는 남성 간부들이 조직 이름으로 공포감을 먼저 주기 때문에 여성들은 체념 속에 요구를 순순히 응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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