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얼굴 노출되느니 차라리 죽는 게"... 결국 머리 묶었다

  • 등록 2019-06-08 오전 12:40:10

    수정 2019-06-08 오전 12:40:1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얼굴이 노출되느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말했다는 이른바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머리를 묶었다.

고유정은 지난 7일 오후 4시께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녹화실로 이동하면서 얼굴을 드러냈다. 지난 5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의 신상공개 결정이 내려진 지 이틀 만이다.

포승줄과 수갑에 묶인 고유정의 오른손엔 흰색 붕대가 감겨 있었고, 얼굴을 가렸던 긴 머리카락은 뒤로 묶었으며, 표정은 담담한 듯 보였다.

앞서 고유정은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뒤에도 머리를 푹 숙여 얼굴을 가렸다. 그러면서 “얼굴 공개가 아닌 정수리 공개인가”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고유정은 그동안 얼굴 공개에 강하게 반발하며 노출을 꺼려왔다.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유정이 언론에 얼굴을 공개하지 못 하는 이유는 아들과 가족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가 “얼굴이 노출되느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며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로인해 경찰은 2시간 이상 설득 끝에 최대한 얼굴 공개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언론에 노출하면서 “고유정이 아직 범행 동기 등 중요 진술을 하기 전이어서 급작스러운 언론 노출은 수사에 방해될 수 있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이 사건 피해자 유족들은 고유정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신상정보 공개를 요구해왔다.

유족 측은 지난 4일 입장문을 통해 “범행이 잔인하고 이로 인해 치유하지 못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그 밖의 모든 공개 요건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유족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7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불쌍한 우리 형님을 찾아주시고, 살인범 고유정의 사형을 청원합니다’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에서 고유정의 이름은 청원 관리자가 요건에 따라 ‘***’으로 수정했지만,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고유정 사건’ 관련 청원으로 확산되면서 올라온지 하루 만에 2만4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 가운데 고유정은 범행 때 약물을 쓰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고유정의 압수품에서 전남편의 혈흔을 확보해 약물 검사를 맡긴 결과, “아무런 반응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고유정이 휴대전화로 ‘니코틴 치사량’ 등을 검색한 사실을 확인하고 약물검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검사 결과 약독물이 검출되지 않아 범행 수법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은 전문가를 투입해 펜션에 남아 있는 혈흔 형태를 분석하고 있다.

고유정은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으며, 시신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여러 곳에 유기한 혐의로 지난 1일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범행 후 이틀이 지난 5월 27일 펜션을 빠져나와 이튿날 완도행 배편으로 제주를 빠져나간 고유정은 배 위에서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투를 해상에 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면은 선박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경찰은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는 그의 진술에 따라 제주~완도 간 여객선 항로에 대한 수색을 벌였다.

고유정은 제주를 벗어나 완도에 도착해 전남 영암과 무안을 거쳐 경기도 김포시에 머무른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그가 이동 중 시신을 최소 3곳에 유기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고유정은 뚜렷한 심경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유정이 유치장 내에서도 식사를 거르지 않고 조사에서도 비교적 평온한 모습을 유지했지만, 구속영장이 발부된 다음 수면과 식사량이 급격히 줄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으로 고유정의 진술 태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범행 동기와 구체적인 시신 유기 장소를 파악하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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