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면전' 피한 美中, 아직 곳곳 '지뢰밭'

中 "관세 단계적 축소 합의" Vs 美 "2단계 협상 때 이용"
트럼프 "中, '500억달러' 美농산물 구매" Vs 中 "…"
2단계 협상 속도…美 "즉각 시작" 中 "1단계 합의이행 봐가며"
  • 등록 2019-12-14 오전 5:14:51

    수정 2019-12-14 오전 5:45:47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13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합의를 잇달아 공식 발표했지만, 양국의 주장을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다소 온도 차가 느껴지는 대목이 적지 않다.

일단 종전 미국이 부과해오던 대중(對中) 관세 중 일부가 완화됐고, 15일 예고됐던 추가 관세까지 유예되면서 연말 ‘관세 전면전’은 피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향후 남은 관세와 관련, “양국이 단계적으로 취소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힌 반면, 미국 측은 “2단계 협상에 (지렛대로) 사용될 것”이라고 다른 뉘앙스를 풍겼다. 중국은 세부적인 미 농산물 구매 계획을 밝히길 꺼렸고, 향후 2단계 협상 속도에 대해서도 양측의 의견은 엇갈렸다.

향후 2단계 협상에서 머리를 맞댈 핵심쟁점들이 1단계 협상 과정에서 논의됐던 이슈들보다 워낙 복잡하고 고도의 협상기술을 요하는 만큼, 합의가 더욱 요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1단계 합의의 이행과정에서도 양측간 충돌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이번 1단계 합의를 두고 일종의 ‘휴전’에 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만만찮다.

“합의 이뤘다” 한목소리 냈지만…미묘한 입장 차

이번 ‘1단계 합의’로 미 측은 15일 부과할 예정이었던 중국산 제품 1600억달러에 대한 15% 관세를 취소했다. 또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부과해오던 25%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하고, 나머지 1200억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 제품에 대해 부과해오던 15%의 관세는 반(7.5%)으로 줄이기로 했다. ‘관세 전면전’이 모든 분야로 확대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가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된 셈이다.

문제는 향후 남은 관세에 대해선 양국 간 기류가 사뭇 다르다는 데 있다. 중국 측은 이날 발표한 ‘1단계 무역협상에 관한 성명’에서 “미국이 단계적으로 대중 가중 관세를 취소함으로써 가중 관세가 높은 상태에서 낮아지는 쪽으로 변하도록 하는 데 미·중 양측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의 정상회담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남은 관세를) 2단계 향후 협상에 쓸 것”이라고 했다.

중국 측의 미 농산물 구매를 놓고도 양측의 입장은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농업 부문에서는 5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본다. 제조부문 등이 있으니 그보다 많이는 아니다. 하지만 농업에서는 50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겠다는 언급만 했을 뿐, 세부적인 계획은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했다.

2단계 협상 속도에 대해서도 양국의 견해는 엇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2020년 선거(미 대선)를 기다리기보다 즉각 2단계 무역합의를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중국 측은 1단계 합의문의 이행 상황을 지켜본 뒤 2단계 협상을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AFP
◇세부사항 여전히 법적 검토…향후 ‘변수’ 만만찮아


양국의 성명을 보면, 미국이 요구했던 대부분 분야가 망라됐다. 미 무역대표부(USRT)는 이날 성명에서 “지식재산권, 기술이전, 농산물, 금융서비스, 통화·환율 등에서 중국의 경제·무역구조를 개혁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중국도 성명에서 지식재산권, 기술 이전, 식품 및 농산물, 금융 서비스, 환율 및 투명성, 무역 확대, 쌍방의 (합의 이행) 평가 및 분쟁 해결 등이 합의문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양국은 여전히 합의문에 담긴 세부 내용에 대해 법적 검토를 진행 중이다. 아직 완전한 합의가 이뤄진 건 아니라는 의미다. 게다가 1단계 합의안에 서명하기 위한 장소와 시기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양국 정상이 서명할 것인지, 장관급이 대체할 것인지 여전히 불분명하다. 미국 측 협상단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최종 서명은 내년 1월 첫째 주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만 언급했다.

대부분의 핵심쟁점이 합의문에 담길 것으로 보이지만, 양국 모두 세부사항에선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일각에서 이번 1단계 합의가 ‘미니딜’(Mini deal)에 머무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이유다. 관세 전면전을 피하기 위한 휴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이 제한적 범위의 예비 합의에 도달했다”고 평가했고,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디테일이 애매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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