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대상 없이도 스팩 줄줄이 급등…'묻지마 투자' 주의

31일 하루에만 14개 스팩 줄줄이 '상한가'
삼성스팩4호, 상장 이후 6거래일째 연속 '上'
합병대상 없어도 줄줄이 급등, 소수계좌 등 '세력' 의혹↑
美 SEC "스팩 과열,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할 것"
  • 등록 2021-06-01 오전 12:10:00

    수정 2021-06-01 오전 12:10:00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스팩(SPAC) 종목들이 최근 이상 급등 현상을 연출하고 있다. 합병이 결정된 스팩보다 결정되지 않은 스팩들까지 일제히 급등하고 있는 만큼 특정한 이유가 없는 급등의 경우에는 무조건적인 투자보다는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삼성스팩4호, 6거래일 연속 ‘上’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삼성스팩4호는 투자경고종목 지정 이후에도 상한가인 1만100원까지 올라 거래를 마쳤다. 이에 오는 6월 1일 하루에는 주가 급등으로 인해 하루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이를 포함해 에이치엠씨제5호스팩(353060), SK6호스팩(340350), 신영스팩6호(344050) 등 무려 14개 스팩이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 상한가 종목이 19개였던 것을 고려하면 스팩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다. 또한 국내 시장에 상장된 스팩 59개중 약 24%에 달하는 종목들이 상한가를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30일에도 삼성스팩4호(377630) 등 3개의 스팩이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30일에는 8개의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는데, 이들 중 지분 매각 이슈가 있었던 남양유업(003920), 분할 후 재상장을 마친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 등을 제외하면 절반에 가까운 3개의 스팩들은 모두 특별한 이슈가 없이 주가가 급등했다.

특히 삼성스팩4호(377630)는 최근 강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거래 첫 날에는 1.69% 올라 거래를 마쳤지만, 24일부터 이날까지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삼성스팩4호는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에 올랐다는 사유로 지난 26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됐고, 그럼에도 급등이 계속돼 28일 하루에는 투자경고종목으로까지 지정됐다. 또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시황 급등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28일 삼성스팩4호는 “주가급등과 관련해 공시할 만한 주요 사항이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는 합병 대상 기업이 정해진 스팩 종목들과 비교해도 오름폭이 가파른 편이다. 삼성스팩2호(291230)는 메타버스 콘텐츠 기업이자 위지윅스튜디오(299900)의 자회사 엔피와 합병을 발표, 합병승인안이 통과된 이후 거래가 재개된 5월 한 달간 293.6% 가까이 주가가 올랐다. 건강기능식품 기업 휴럼과 합병을 앞둔 엔에이치스팩16호(353190) 역시 지난 4월 거래재개 이후 현재까지 10% 넘게 올랐으나 삼성스팩2호의 급등세에는 미치지 못한 셈이다.

여기에 지난 27일에는 엔에이치스팩13호(310840)가 위조 방지 기술 전문 회사인 씨케이앤비를, 26일에는 엔에이치스팩18호(365590)가 소형 프린터 회사인 프리닉스를 각각 흡수합병 결정하면서 스팩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유 없어도 급등… ‘美 스팩 과열’ 재현되나

일반적인 스팩의 경우 합병 대상이 정해진 이후 예비심사에 통과하고, 거래가 재개될 경우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오르는 흐름을 보인다. 지난해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제이시스메디칼(287410)과 합병했던 유안타제3호스팩은 합병승인안이 통과, 거래가 재개됐던 지난해 12월 24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불과 5거래일만에 주가가 거래 정지 시점인 2070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이후 3월 합병신주를 상장하자 차익 실현 등의 매물에 따라 4% 넘게 하락하는 등의 흐름을 보였다.

스팩은 상장 이후 3년 이내에 합병 상대방을 찾아야 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상장폐지된다. 상장폐지되더라도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을 수는 있어 보통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진다. 다만 합병 대상 등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가와 비교해 지나치게 주가가 오른 경우 ‘시세조작’의 위험성이 있다.

실제로 삼성스팩4호 등은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 종목에 오르기도 했다. 스팩은 유통 물량이 많지 않은 편이고 기준가 역시 2000원으로 비싸지 않은 편인만큼 적은 금액으로도 쉽게 주가가 오르내릴 수 있다.

앞서 미국에서도 스팩 투자에 각종 유명인들이 가세하며 스팩 ‘열풍’을 겪었고, 이에 시장 과열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게리 겐슬러 위원장이 스팩 소액 투자자들을 보호할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스팩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에 대한 많은 요청을 받은 바 있다”라며 “지난달 이후로 적절한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적정한 정보 제공을 위한 방침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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