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성장vs가치 대결…'중립지대' 퀄리티株가 뜬다

韓 퀄리티 ETF 6월초부터 상승 전환…美는 FOMC 이후 강세
"신흥국, 성장이 금리 인상 이기기 어려워 국내 퀄리티 중요도↑"
美 10년물 금리 변화에 성장, 가치 서로 반대 방향으로 급변
QUAL, 마이크로소프트, 나이키 함께 포함
  • 등록 2021-06-29 오전 3:00:00

    수정 2021-06-29 오전 3:00:00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양적완화 통화정책을 펼쳤던 중앙은행들이 긴축에 시동을 걸면서, 우량주를 뜻하는 퀄리티(quality)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민감주의 증시 주도력이 꺾이는지에 대한 첨예한 논박도 퀄리티 주식으로 수급을 밀어 넣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대신증권 HTS)
“한국 포함 신흥국 통화정책, 연준과 차별화 가능성…‘퀄리티’ 더욱 중요”

28일 KODEX MSCI퀄리티(275300) 주가상장지수(ETF)의 코스피 지수 대비 상대성과는 올해 들어 지속 하락하다 지난 6월 7일을 기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아이셰어즈 MSCI US 퀄리티팩터 ETF(QUAL)의 S&P500 지수 대비 상대성과를 보면 좀 더 빨리 반등을 시작했다. 올 초부터 하락과 횡보를 반복하다 4월 13일(현지시간) 기점으로 반등해 지난 25일 기준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16일을 기점으로 상승 폭이 컸다. 이날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진행됐다.

양국 증시에서 퀄리티 주식이 부각되는 건 우선 긴축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FOMC 회의의 골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단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긴축은 그간 확대된 유동성에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던 좀비기업 등 부실기업에 위기이다. 대출 이자 등 비용부담이 커지는 탓이다. 퀄리티 주식이란 기업의 재무건전성, 이익안정성 등이 양호한 종목을 말한다. 좀비기업과 달리 비용 부담이 증가해도 안심할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4일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통화정책은 이제부터 차별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은 금리 인상을 성장이 이기겠지만, 신흥국은 유지하기 어려운 등 퀄리티의 중요성은 국내에서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대신증권 HTS)
“성장주냐 가치주냐, 시장 조차 ‘설왕설래’…‘원론’으로 돌아가야”

이밖에 퀄리티가 주목받는 건 시장 안팎에서 성장주냐 가치주냐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점과 연관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한쪽을 택해 발생하는 위험부담이 큰 만큼, 양 측의 ‘우등생’을 모두 섭렵할 수 있는 퀄리티 주식에 눈길이 쏠리는 것이다.

인베스코 S&P500 퓨어 밸류 ETF(RPV)와 인베스코 S&P500 퓨어 성장(RPG) ETF는 16~18일까진 각각 급락, 급등했다. 그 뒤부터 25일까진 RPV는 상승 반전했고, RPG도 상승하긴 했으나 폭은 둔화됐다. 둘 간의 상관관계는 20년래 최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에서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출처=대신증권 HTS)
성장주와 가치주 싸움이 더 치열해진 건 6월 FOMC 회의 직후 나타난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해석이 갈리는 데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1.580%였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8일 1.438%까지 급락했다. 이후 이날까지 1.51%로 다시 회복됐다. 이를 두고 ‘이른 긴축으로 인해 성장이 저해될 것’이란 비관론과 ‘물가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을 밝힌 연준의 통제력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된 것’이란 낙관론이 각각 대두됐다. 금리 하락 당시 비관론이 우세했지만,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낙관론에 힘이 실렸다. 이는 18일 기준으로 가치주인 RPV와 성장주인 RPG 주가 추이가 엇갈린 것과 궤를 같이하고 있기도 하다. 결국 주식시장은 채권시장이 갈팡질팡했던 경로를 따랐다는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주와 가치주의 엇갈림 속에 최근 퀄리티 지수의 시장대비 양호한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경기회복 모멘텀이 정점 부근에 있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스탠스 변화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양호한 시장대비 초과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관측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주가 연초 이후 조정을 보였으니 성장주로 가는 듯한데, 그렇다고 리오프닝(경기 재개)이 있는데, 성장주로만 가기엔 쉽지 않아 (성장주, 가치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고 시장에서도 설왕설래를 하고 있다”며 “이때는 밸류에이션이 낮고 이익이 양호한 기업에 집중하는 ‘원론’으로 돌아가는 게 나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어 “최근 퀄리티 주식에 대한 주목 역시 같은 개념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출처=연방준비제도)
“퀄리티엔 성장주와 가치주가 고루 분포돼 있다”

퀄리티 주식을 선별하는 기준 중 하나로 매출총이익(GP)을 총자산(A)으로 나눈 값을 사용하는 방안이 꼽힌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GP/A 지표가 퀄리티 주식을 구분하는 기준 중 2010년 이후 백테스팅 성과가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200 지수 내 종목 기준으로 GP/A가 높은 종목으로는 LG생활건강(051900)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NHN(181710), 아모레퍼시픽(090430), 더블유게임즈(192080), 한섬(020000), 아모레G(002790), 종근당(185750), 엔씨소프트(036570), 금호석유(011780) 등이 꼽힌다. 결과적으로 성장주와 가치주가 같이 추려진 것이다.

그는 “GP/A 비율이 높을수록 양호한 기업으로 판단되는데 손익계산서 상단에 위치한 계정인 매출총이익을 사용해 회계상 왜곡으로 인한 위험이 낮은 지표”라고 전했다.

미국의 QUAL의 구성 종목에도 페이스북(FB)와 마이크로소프트(MSFT), 마스터카드(MA), 나이키(NKE) 등 다양한 기업이 포함돼 있다. 장희진 연구원은 “미국을 대표하는 퀄리티 ETF엔 성장주와 가치주가 고루 분포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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