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MB..'식물 대통령' 본격화하나

친형 소환되고 여야 국정조사 합의
레임덕 가속화..한일 군사협정 전격 연기
  • 등록 2012-07-02 오전 6:00:00

    수정 2012-07-02 오전 6:00:00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이명박 정부가 임기 8개월여를 앞두고 각종 악재에 흔들리면서 ‘식물 정부’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 27일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동시다발적인 국정 운영 부담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우선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저축은행 구명 로비와 관련해 검찰 소환을 통보받아 정권의 최대 부담으로 떠올랐다. 또 여야는 19대 국회 개원에 발맞춰 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한 국정조사를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추진해온 한일 군사정보보호 협정마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전격 연기됐다.

청와대 곤혹감에 유구무언

청와대는 일단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곤혹감이 가득한 모습이다. 이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직전까지만 해도 종북 세력 논란 등으로 국정 운영에 유리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검찰의 이상득 전 의원의 검찰 소환이다. 이 전 의원은 현 정권에서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힌다. 만사형통(모든 일은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통하면 된다)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검찰은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퇴출 저지 정·관계 로비용으로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 건넨 14억원의 일부가 이 전 의원 쪽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온갖 비리 연루 의혹을 받아왔지만 지금까지 그의 주변 인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구속되는데 그쳤다. 이 전 의원은 피내사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피의자 신분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전 의원은 대통령의 친형이라는 점에서 검찰 수사 결과가 좋지않게 나올 경우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이 구속되면서 본격화한 레임덕(정권말 권력 누수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이와 관련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여야가 함께 청와대 겨냥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민간인 불법 사찰 관련 국회 국정조사를 합의한 점도 청와대를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국정조사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정치권의 공세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국정조사 대상 기관에 청와대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불법 사찰의 ‘몸통’은 청와대이며 검찰이 면죄부를 주는데 앞장섰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이 전 의원과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반드시 증인으로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주장까지 제기된 바 있다.

이 같은 정치적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레임덕에 따른 국정운영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29일 한일 군사정보보호 협정이 연기된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국회 동의 없이 한일 협정을 추진하다 여론이 악화되자 서명 50분을 앞두고 돌연 연기를 선언했다. 정부가 외교적인 결례를 무릅쓰고 서명 연기를 결정한 것은 협정 체결에 대한 국민 여론이 심상찮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정을 청와대가 주도했다는 비난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번 협정에 대한 국회 설명 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협정을 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기대하는 공감대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으로도 정부 주요 정책이 정치권의 극렬한 반대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야당은 이미 KTX 민영화, 인천공항 민영화, 차기 전투기 구매 사업 등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청와대를 조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기말 청와대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런던올림픽 밖에 없다는 농담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는 2주 동안 모든 정치적 이슈는 올림픽 소식에 압도되고, 이 대통령을 둘러싼 악재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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