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끄러운 OECD 1위, 남녀 임금격차

  • 등록 2014-06-12 오전 6:00:00

    수정 2014-06-12 오전 6:00:00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크며 격차 폭이 10년도 넘게 거의 변동이 없어 개선되는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39%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자료가 있는 주요 25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전일제 근로자의 임금 중위값을 기준으로 여자가 남자의 61%라는 뜻이다. 이는 2위(일본, 28.7%)와 비교할 때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며 임금격차가 가장 작은 헝가리(3.9%)의 10배에 해당한다. 압도적인 1위이자 부끄러운 1위라 아니할 수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임금격차가 10년째 거의 줄지 않고 고착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10여년 전인 2000년에도 40%로 OECD 회원국 중 1위였다. 그동안 남녀 임금격차가 1%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는 얘기다. 반면 일본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 기간에 대략 4~5%포인트 이상 줄었으며 특히 이스라엘은 7%포인트나 줄었다.

우리 사회는 각 가정의 자녀 수가 줄어들고 교육열이 높아 아들이든 딸이든 대부분 대학교육을 마치는 추세다. 즉 남녀간 교육격차는 거의 해소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임금격차가 해소되지 못하는 것은 아직도 고용부문에서 여성에게 불리한 차별적 제도와 관행, 의식이 상존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여성이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을 하는 경우에도 낮은 임금과 일용직, 임시직 등의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박근혜 정부는 놀고 있는 양질의 여성인력 활용도를 높여 새로운 성장 동력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제시하고 관련 정책들을 국정과제로 추진중이다. 그러나 남녀간 극심한 임금격차를 손보지 않고 여성의 고용률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차별적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는 것과 함께 적정 임금과 고용의 안정성이 보장되고 여성에게 적합한 ‘좋은 일자리’를 개발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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