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未生)맘 다이어리] 초보 엄마·아빠를 위한 여행 팁

여행지는 아기 동선 고려해 선택
대가족이 갈수록 여행 질 높아져
  • 등록 2015-03-15 오전 8:00:00

    수정 2015-03-15 오전 8:00:00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바람은 아직 차지만 햇살만은 확실히 봄이다. 봄바람이 살랑이면 괜시리 엉덩이기 들썩이는건 애나 어른이나 마찬가지인가보다. 엄마 손 붙잡고 현관문을 가리키며 ‘이거, 이거’ 하는 19개월 딸내미도 본능적으로 봄을 느끼니 말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본격적으로 아기들의 활동 무대가 넓어진다. 사실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겨울은 꽤나 힘겹다. 바깥 날씨가 외출할 엄두가 안날 정도로 춥기 때문이다. 그나마 놀이터에라도 가야지 시간이 잘 가는데 그마저도 겨울은 예외다.

이제 봄이 왔으니 본격적으로 아기와 함께 하는 여행 계획을 짤 것이다. 여행지와 숙소, 먹거리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아기가 없을 때의 여행과 아기를 동반한 여행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사실 어린 아기를 동반한 여행은 부모 입장에서는 쉼이 아닌 극기훈련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해변이 보이는 테라스에 앉아 우아하게 커피를 마실 생각일랑 진작 접어두는게 좋다.

4~5번이나마 아기와 함께한 미약한 경험을 바탕으로 초보 부모에게 주는 여행 팁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숙소는 이동거리, 취사여부 따져야

바닷가가 보이는 맛집이었지만 아이는 단 10분도 저 자리에 앉아있지 않았다. 운치를 느낄 여유는 허락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기를 동반한 여행 원칙은 간단하다. 아기의 의식주를 쉽게 해결할 수 있으면 그곳이 최적의 여행지다.

아기를 데리고 처음 간 여행지가 제주도였다. 나름 아기를 위한 배려랍시고 최고급 호텔로 숙소를 잡았다. 유모차와 아기욕조 등 용품 대여목록은 훌륭했고, 호텔 뷔페에는 이유식 코너까지 마련돼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콘도나 펜션에서 묵을걸 후회했다. 객실 내 취사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아기가 배고파할 때 포장해온 이유식이라도 데워먹일래도 전자레인지조차 없는 객실은 답답하기만 했다. 최고급 수영장과 놀이시설은 돌도 안된 아기에겐 30분도 채 머무르지 못하는 그림의 떡이었다.

이동거리와 수단도 중요하다. 제주도는 비행기를 타고도 중문까지 한시간 정도 더 차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어른에게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아기들에게는 상당히 길게 느껴질 수 있다.

게다가 렌터카 업체에서는 카시트를 대여해주지 않았다. 1시간 가량 끊임없이 움직이는 아기를 안고 차를 찼더니 숙소에 도착하기도 전에 녹초가 됐다.

여행지를 정하기 전 아기와 함께하기 좋은 곳인지 미리 검색해보길 바란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아기와 초보 엄마·아빠 단 세 식구만 가는 장거리 여행은 돌 이후에 가는 게 속편하다.

◇바베큐와는 당분간 이별을 고하라

여행의 백미는 모름지기 야외에서 구워먹는 노릇노릇한 고기가 아닐까 싶다. 어떤 종류든지간에 여행지에서 먹는 고기는 늘 맛있다.

나는 야외 바베큐가 불가능하다면 맛집을 찾아서라도 반드시 고기를 구워먹어야 직성이 풀렸다. 그러나 아기를 동반한 여행과 고기는 썩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라는걸 몇 번의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우선 아기와 함께 외식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제대로된 고기맛을 음미하기 힘들다. 기본적으로 아기는 가만이 앉아있질 못한다. 부모가 번갈아가며 아기를 보고 나머지 한 명이 밥을 먹어야 하는 구조다.

고기는 굽자마자 먹어야 가장 맛있는데 아기가 있으면 엄마나 아빠 둘 중 누구 하나는 식어서 딱딱하진 고기를 먹어야만 한다. 잘 구워진 고기를 먹는 쪽도 마음이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빨리 먹고 바톤터치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고기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다.

숙소에서 직접 구워먹는 것도 고난이도다. 고기굽고 야채씻고, 찌개를 끓이는 모든 과정이 예전에는 분명 재밌던 추억이었는데 아기와 함께 하니 뭐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아이에게 기름이라도 한 방울 튀면 응급실로 뛰어야하니 말이다.

결국 나와 남편은 숙소에서 삼겹살 한 번 구워먹다 서로에게 짜증만 내고 끝났다. 당분간은 아기랑 셋이 놀러와서 고기는 굽지 않기로 굳게 다짐했다.

◇힐링을 원한다면 대가족을 구성하라

어린 시절 여행을 가면 엄마는 늘 엄청난 양의 짐을 챙기셨다. 쓸데없이 무겁게만 느껴졌던 엄마의 가방은 여행지에서 늘 빛을 발했다. 자식들이 어떤 것이 필요할 것인지 미리 파악하는 지혜가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아기와 함께 하는 힐링 여행을 원하다면 엄마찬스를 이용하는게 최고다. 분명 시댁이나 처가 식구들과 함께 가는 여행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아기를 돌보는 손이 늘어날수록 여행의 질은 높아진다.

단란한 세 식구가 떠나는 오붓한 여행? 어린 아이와 초보 부모가 가는 여행은 결코 오붓하지도 낭만적이지도 않다. 여러 명이 떠나는 여행일수록(바꿔 말하면 아기를 봐줄 사람이 많을수록)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바닷가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여유는 부모님과 함께한 여행에서야 비로소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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