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자리' 연금개혁 부끄럽지 않은가

  • 등록 2015-05-20 오전 3:01:01

    수정 2015-05-20 오전 3:01:01

공무원연금 개혁이 표류하고 있다. 정치권이 자기주장만 고집하는 통에 아예 무산될지도 모를 판이다. 여야와 공무원노조가 이달 초 합의안을 내놨을 때만 해도 희망이 엿보였다. 현재 7%인 기여율을 5년간 9%까지 단계적으로 높이고 지급률은 20년에 걸쳐 1.9%에서 1.7%로 내리는 ‘찔끔 개혁’이 영 마뜩지 않지만 일단 모처럼의 ‘사회적 대타협’에 방점을 찍고 온전한 개혁은 다시금 훗날을 기약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나마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도 못했다. 합의안의 초안에 명시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가 발목을 잡았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국민연금을 끌어들인 건 공무원노조다.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보다 턱없이 유리한 구조라는 비판을 물타기 하려고 던진 ‘미끼’를 야당이 덥석 문 게 문제의 발단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다소 유연한 입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강경론에 막히고 말았다.

이 판국에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주는 기초연금을 현행 소득 하위 70%에서 90%로 늘리자는 이종걸 새정련 원내대표 제안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재원은 법인세 인상과 부자 증세로 충당하자는 방안까지 거론된 것을 보면 그냥 해본 소리가 아니다. 다행히 여야 모두 부정적 반응이어서 실없는 소동으로 끝날 모양이지만 엉뚱하게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유탄을 맞고 물러났다.

조 수석이 사퇴의 변에서 지적했듯이 공무원연금 개혁의 대가로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을 걸고 넘어가는 야당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 개혁을 엿 바꿔 먹기 정도로 여기는 것은 4·29재·보선에서 참패하고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증거다. 소요 재원이 막대하고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이나 기초연금 대상 확대를 공무원연금에 연계하는 것은 애초 개혁에 뜻이 없었다는 얘기다.

프로축구팀 전북현대의 최강희 감독은 ‘닥공’, 즉 ‘닥치고 공격’ 전술로 K리그 선두를 질주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금 정치권이 할 일은 오로지 공무원연금 개혁에만 적극 매달리는 것이다. 여야는 오는 28일 최종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재개했다. 이번에는 꼭 국민의 박수를 받는 결과를 내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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