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메르스 방역, 더 이상의 실패는 안 된다

  • 등록 2015-06-01 오전 3:00:01

    수정 2015-06-01 오전 7:14:48

허술한 방역망과 뒷북 행정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도 어김없이 되풀이된 데 대해 정부가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초동 대처 실패를 시인하고 대한감염학회, 진단학회 등으로 민관합동대책반을 출범해 추가 감염 방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첫 환자 확진 후 열하루나 지났으니 이 역시 늦장대응일 뿐이다. 2년 전에 만든 메르스방역대책반은 도대체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새 환자는 15명으로 늘었고 한 환자는 홍콩을 거쳐 중국에 출장 갔다가 현지에서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언젠가 메르스가 미국에 올 것으로 예상하고 첫 환자가 병원을 찾자 여행력을 파악한 뒤 곧바로 격리 조치해 추가 확산을 막은 미국 방역 당국과는 천양지차다.

보건복지부는 향후 1주일간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의 고비로 보고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보건복지부)
당국은 메르스 잠복기간이 2주일이므로 이번 주 중반이면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환자 14명이 첫 환자에게서 감염됐고 이들에게서 옮은 3차 감염자는 아직 없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이르다. 어제도 휴가 때 메르스에 감염된 어머니를 만난 병사 1명이 의심 증상을 호소해 본인 등 부대원 30여명이 긴급 격리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메르스는 경제에도 치명적이다. 소비 부진으로 고전하는 국내 경제에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등 ‘가뭄의 단비’로 등장한 관광이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메르스 환자를 격리하지 않고 출국시킨 정부 당국에 중국과 홍콩이 반발하는 등 외교 마찰도 우려된다. 정부는 더 이상 말뿐인 ‘국가적 역량 집중’으론 안 된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 열리는 당정 대책회의는 국민에게 확신을 주는 조치들을 내놔야 한다.

유언비어 차단도 그중 하나다. 메르스 자체보다 유언비어가 더 큰 사회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SNS에는 지금 ‘밖에선 양치질도 안 된다’ ‘치사율이 90%다’ ‘숨만 쉬어도 메르스에 걸린다’ 등 온갖 괴담이 난무하고 있다. 당국이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해서 유언비어를 차단하지 말라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은 무책임의 극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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