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티켓 잡아라]⑥HDC신라면세점은 어떻게 1强이 됐나

삼성과 현대의 만남, 기대감 증폭
서울의 중심 '용산'을 한국관광의 거점지로
동북아 최대 도심형 면세점 'DF랜드' 조성
"유력후보 부상..일등공신은 정몽규-이부진"
  • 등록 2015-06-22 오전 6:00:00

    수정 2015-06-22 오전 6:00:00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서울 중심 용산에 신개념 관광 허브형 면세점을 건설하겠다.”

올초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창립 10주년을 맞은 유통 계열사 현대아이파크몰의 2020년 비전을 발표하면서 면세 사업 진출을 선언했을 때까지만 해도 업계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기존 대기업 면세사업자인 호텔신라가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을 준비하고 나섰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분위기가 바뀐 건 지난 4월 두 회사가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해 면세점 유치 경쟁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용산 아이파크몰 5개층에 총면적 6만5000㎡, 영업면적 2만7400㎡의 국내 최대 규모 면세점을 짓겠다고 공표했다.

현대산업(012630)개발은 복합개발능력이 뛰어나지만 경쟁사에 비해 유통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면세점을 운영해본 경험은 전혀 없다.

호텔신라(008770)는 반대로 면세점 운영 능력이 입증된 반면, 국내 2위 면세업체로 과점 논란이 사업권 취득에 부정 요소로 거론됐다. 무엇보다 크게 보면 같은 집안인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을 뒤로하고 현대-삼성가가 손을 잡았다는 측면에서 화제가 됐다.

두 회사의 제휴는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은 보완한 최적의 ‘윈-윈(win win)’ 모델로 평가 받는다. 업계에선 HDC신라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다. 두 자리 중 하나는 이미 HDC신라에 넘어갔다고 보는 시선도 상당하다.

쇼핑·관광·문화가 어우러진 ‘듀티프리 랜드’

HDC신라면세점은 어떻게 유통 공룡들이 대거 뛰어든 치열한 싸움판에서 1강(强)이 됐을까. 무엇보다 전략이 우세했다. 정부에서 필요로 하는 면세점을 정확히 꿰뚫고 이를 계획에 반영, 부족한 점을 상대의 무기로 보완한 동시에 입지와 규모, 경영능력 등 양사가 가진 것을 몇 배 더 돋보이게 포장해 알렸다.

정부가 15년 만에 시내면세점 특허를 내준 가장 큰 이유는 최근 국제적으로 면세점을 둘러싼 관광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화이난성 산야 하이탕만에 4만5000㎡ 규모의 세계 최대 리조트형 면세점을 세워 자국민의 해외 소비를 막고 나섰고, 일본은 엔저를 무기로 공항면세점과 시내면세점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HDC신라는 ‘동북아 최대 도심형 면세점’으로 여기에 대항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이번 서울시내 면세점 유치전에 참여한 대기업 가운데 HDC신라면세점은 규모가 가장 크다. HDC신라는 국제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거대한 공간에 ‘DF(Duty Free) 랜드’를 구현해보이겠다고 말한다. 서울시내 면세점에 따라 붙는 ‘주차 문제’도 DF랜드에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이파크몰 내부 주차장 이외에 대형버스 400여 대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옥외주차장을 별도 마련했다.

‘DF랜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몰(Mall)’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몰은 쇼핑뿐만 아니라 여가도 즐기는 복합쇼핑공간을 뜻한다. 기존 면세점이 ‘쇼핑’에 국한됐다면 HDC면세점에선 식사와 놀이, 숙박과 관광은 물론 한류와 문화 체험이 모두 가능하다. 영업면적보다 많은 3만7600㎡를 한류 공연장, 한류 관광홍보관, 관광식당, 주차장 연계 시설 등에 할애했다.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로 엑소,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쟁쟁한 K팝 스타를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것도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서울의 중심 용산을 ‘한국 관광의 심장’으로

‘몰형 면세점’에 이은 두 번째 차별점은 ‘관광허브형 면세점’이다. ‘한국관광의 심장’을 자처하고 나섰다. 서울에선 강남과 강북을 아우르는 ‘서울의 중심’ 용산의 지리적인 강점을 살려 서울 여행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또 고속철도(KTX), 도시간 급행열차(ITX), 서울지하철 1·4호선, 경의중앙선이 자리한 용산역을 활용해 충청과 호남, 강원 등 지방 관광 및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최대 여행사 CTS와 협력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코레일과는 철도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이미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의도 끝마쳤다. 관광 상품 개발과 함께 면세점 매장에는 지역특산품 전용관을 설치해 홍보와 판매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일본의 ‘도쿄 바나나’, ‘나가사키 카스테라’ 등과 같은 지역 명물을 탄생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면세점 이용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한 ‘몰형 면세점’, 한국 관광에 도움이 되는 ‘관광허브형 면세점’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싶은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것이 HDC신라면세점의 최종 목표다.

HDC신라면세점은 ‘화합’을 통한 ‘상생’을 지향한다. 한국경제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과 현대 재계의 화합,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의 만남, 쇼핑타운과 전자상가라는 상이한 업태의 결합, 이를 통한 시장 확대와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HDC신라면세점을 1강으로 올려 세웠다. 면세점이 들어설 장소 또한 강남과 강북의 중간지점이면서 서울과 지방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인 용산이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쇼핑이 전부였던 기존 면세점의 틀을 바꾸는 새로운 면세점, 한국관광의 판을 키우는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구상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라면서 “제안은 실무진에서 했지만 이러한 큰 그림의 차별화된 계획을 실행해 옮길 수 있었던 데에는 양사 오너들(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과감한 결단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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