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마천루, 그리고 산과 바다 겹쳐 만나니 그곳이 '중경삼림'

신과 인간이 만든 천상의 정원 '홍콩'
홍콩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트레킹'
홍콩에는 크게 4개의 등산코스가 있어
빅토리아 피크 산책길 '루가르로드'
홍콩의 새로운 일몰 명소 '하버시티'
  • 등록 2017-11-10 오전 12:00:02

    수정 2017-11-10 오전 12:00:02

홍콩의 마천루와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전망좋은 산길 ‘루가드로드’. 특히 이 길은 홍콩의 숨은 야경명소로 최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홍콩=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화려한 조명과 아름다운 스카이라인. 홍콩의 일반적인 이미지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또 다른 홍콩이 있다. 도시에서 불과 20여 분만 벗어나면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다. 홍콩은 총면적의 70%가 자연 그대로의 산지다. 여기에 아름다운 해안과 섬은 ‘덤’이다. 특히 홍콩의 가을과 겨울은 도시를 벗어나 홍콩의 대자연을 만끽하기에 가장 알맞은 시기다. 시원하고 건조한 날씨 덕분이다. 이 시기, 홍콩의 낮기온은 20도 전후로 우리나라 가을과 비슷하다. 여기에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다양한 트레일 코스를 개발해 왔기에 인프라나 콘텐츠가 풍부하다.

홍콩의 마천루와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전망좋은 산길 ‘루가드로드’. 특히 이 길은 홍콩의 숨은 야경명소로 최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 또 다른 홍콩을 즐기는 법 ‘트레킹’

홍콩에는 크게 4개의 등산 코스가 있다. 홍콩섬을 가로 지르는 ‘홍콩트레일’, 신계지와 주룽반도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윌슨트레일’, 신계지와 주룽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맥리호스트레일’, 홍콩에서 가장 큰 섬인 란타우에서 즐기는 ‘란타우트레일’ 등이다. 각 트레일은 다시 세부 구간으로 나뉜다. 중급 이상의 코스들이라 제대로 경험하려면 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 그렇다고 어려운 코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코스도 있다. 홍콩 트레일 가운데 가장 쉬운 코스 중 하나는 홍콩섬의 ‘피크서클워크’다. 홍콩 최고 전망대 ‘빅토리아 피크’가 있는 타이펑산(太平山·554m) 산허리를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를 걸으며 홍콩의 도심을 감상하는 코스다.

홍콩의 마천루와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전망좋은 산길 ‘루가드로드’. 특히 이 길은 홍콩의 숨은 야경명소로 최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빅토리아 피크는 홍콩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다. 사실 여기에는 홍콩인들의 가슴아픈 역사가 담긴 곳이다. 19세기 영국 식민지 홍콩에서는 서민들과 분리되어 살고 싶어하는 지배계층들이 시원한 산중턱에 모여 살았다. 그중 빅토리아 피크는 산이 가파르고 험해 인력거 외에는 별다른 교통수단이 없었다. 영국인 등 유럽인들은 인력거를 타고 통근했다. 인력거 비용도 홍콩인의 한달치 월급에 가까웠다. 그만큼 힘들고 위험한 일이었던 것이다. 홍콩인들의 애환은 산악열차 피크트램이 만들어진 1888년까지 계속됐다.

빅토리아 피크 만큼 유명한 것이 피크트램이다. 피크트램은 120여년간 운행한 홍콩의 명물로, 45도가 넘는 급경사로 트램을 타고 올라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빅토리아 피크에 올라가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7분만에 정상까지 올라간다. 총 4개의 정류장이 있어 일반 시민들도 자주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트램은 도르래처럼 오르락내리락하며 두대가 운행한다. 한쪽 트램이 정차하면 다른쪽 트램이 함께 정지하는 시스템이다.

트레킹 시작점인 피크타워는 빅토리아 피크의 대표 건물이다. 반원을 기둥이 받치고 있는 특이한 형태다. 산의 미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움푹한 곳에 지었다. 내부에는 각종 쇼핑센터와 레스토랑이 들어선 복합 쇼핑몰이, 360도 전망대에서는 시야가 좋은 날에는 홍콩뿐 아니라 멀리 중국 본토까지 보인다. 여기에 옥상 전망대에서는 홍콩의 대표 야경 이벤트인 ‘심포니 오브 라이츠’까지 구경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빅토리아 피크에는 1970년대에 만들어진 최초의 전망대 ‘라인온스 파빌리온’, 고급 주택가들이 들어서 있는 ‘빅토리아 피크 가든’까지 있어 그 자체로도 볼거리가 풍부하다.

홍콩의 마천루와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전망좋은 산길 ‘루가드로드’. 특히 이 길은 홍콩의 숨은 야경명소로 최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 숲과 바다, 그리고 고층 빌딩이 한번에

본격적인 트레킹의 시작점은 피크타워 입구 차로다. 이 차로를 따라 가면 타이펑산 정상으로 향하고, 그 사이로 나 있는 길이 바로 ‘루가드로드’다. 루가드로드는 1914년에 생긴 옛길로, 홍콩의 14번째 총독인 프레더릭 루가드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루가드로드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울창한 숲이 반긴다.

여기서 10여분 정도 더 걸어가면 아찔한 절벽이 나타난다. 이어 숲이 끝나는 지점에 빅토리아 하버 전경이 펼쳐진다. 고층 빌딩 너머로 보이는 탁 트인 바다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피크타워에서 보는 것과 다른 각도에서 빅토리아 하버뷰를 즐길 수 있다. 코스를 따라가면 홍콩섬 남부의 자연 경관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그야말로 하늘 정원을 산책하는 기분이다.

이 길은 중간에 할레크로드와 이어지는데 이 두길을 합해 ‘피크서클워크’라 부른다. 우리말로 풀이하자면 ‘빅토리아 피크 둘레길’다. 3.5km 원점회귀 코스로 1시간 30분 가량 걸린다. 주로 주민들의 산책이나 조깅 코스로 이용돼 노면 상태는 좋은편이다. 여기에 조명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야간 산책에도 그만이다. 이렇게 코스를 돌고 난 후 피크트램을 타거나, 15번이나 1번 미니버스를 타고 센트럴로 내려가는게 일반적이다.

루가드로드에서 홍콩대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군사 거점으로 사용한 ‘파인우드 배터리’를 만나 볼 수 있다.
다른 방법은 루가드로드와 할레크로드 교차로에서 우회전해 핼턴로드를 따라 홍콩대로 내려가는 방법이다. 이 길 중간에 제2차 세계대전 기간 군사 거점으로 사용한 ‘파인우드 배터리’도 볼 수 있다. 홍콩섬의 서쪽 부분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구룡반도로 들어오는 일본군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정작 일본군들은 중국 본토를 통해 침입해 들어와 파인우드 배터리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버려지 듯 남겨져 있다.

홍콩대까지 왔다면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홍콩대 투어를 마친후 코트월 로드에서 13번 버스를 타고 센트럴로 되돌아가거나, 파키 타워 반대편에 위치한 폭푸람 저수지 거리를 따라 1860년에 지어진 홍콩 최초의 저수지를 약 1시간 동안 둘러볼 수 있다.

홍콩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하버시티 터미털 데크의 일몰 풍경에 빠져 사랑을 속삭이고 있는 연인.
◇ 홍콩 야경의 새로운 명소 ‘하버시티

홍콩 여행 중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화려한 야경이다. 그중 침사추이에서 바라보는 홍콩 야경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침사추이는 극단적인 다양함이 뒤섞여 존재하는 동네다. 현재의 화려함은 물론 옛 시절의 고즈넉함까지 동시에 갖췄다. 침사추이를 다니다 보면 1980~1990년대 영화 ‘영웅본색’ ‘화양연화’ ‘중경삼림’ 등 누아르 영화에 등장한 저우룬파(주윤발), 량차오웨이(양조위), 장만위(장만옥)를 스치듯 만나게 될지 모른다는 착각을 하게 될 정도다.

무질서한 듯한 다양한 고층건물이 만들어낸 야경은 세계 3대 야경에 꼽힐 정도다. 1980년대만 해도 홍콩섬에만 고층건물이 밀집돼 있었지만 이제는 맞은편 카오룽(九龍) 반도에도 대거 들어서면서 홍콩만 전체에 웅장한 스카이라인을 형성했다. 홍콩섬과 침사추이 반도 해안가에 늘어선 초고층 건물에서 밤마다 뿜어내는 불빛이 만들어내는 모습은 매일 밤 장관을 이룬다. 야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침사추이 지역의 ‘연인의 거리’. 한강 정도 폭의 바다를 사이에 두고 홍콩섬의 밤풍경이 그대로 드러난다. 매일 저녁 8시부터 13분 동안 고층건물에 설치한 레이저 불빛이 음악에 맞춰 밤하늘을 수놓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하이라이트다. 관광객들은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30분 전부터 몰리기 시작한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볼거리가 최근 들어섰다. 바로 오션 터미널 위치한 하버시티다. 최근 하버시티는 4층 짜리 하버시티 터미널 데크를 지난 10월말 처음 공개했다. 홍콩 유일의 일몰 전망대다. 빅토리아항을 향해 돌출한 데크 4층에서는 야경뿐 아니라 일몰까지 볼 수 있다. 특히 270도 파노라마뷰는 어디서든 홍콩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다.

홍콩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하버시티 터미털 데크에서 바라본 홍콩 야경
홍콩 루가드로드(그래픽= 문승용 기자)
◇여행메모

△가는길=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캐세이패시픽, 타이항공 등에서 매일 인천~홍콩 간 직항편을 운행한다. 최근에는 제주항공, 진에어와 같은 저가 항공사에도 직항편을 운항 중이다. 3시간 반 정도 걸리며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다.

△잠잘곳= 침사추이에는 다양한 호텔들이 많다. 이즈음 홍콩을 찾는다면 마르코폴로홍콩호텔을 추천한다. 1992년부터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를 방불케 하는 ‘마르코 폴로 비어페스트’가 열리기 때문이다. 하루 방문객이 무려 2000명이 넘는 이 축제는 10월말부터 20일간 열린다.

마르코폴로 비어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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