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그 이후]직원이 인수한 회사, 주식시장 평가는?

  • 등록 2017-12-03 오전 8:50:08

    수정 2017-12-03 오전 8:50:46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종합 엔지니어링업체인 한국종합기술은 최근 직원을 새 주인으로 맞은 특이한 경력을 지닌 기업이다. 이 회사는 한국종합기술은 설계·감리·시공 등 전 부문에 걸쳐 고른 실적을 내는 회사로 2016년 매출액은 1993억원,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13.9%로 국내 2위다. 2010년 이후 꾸준한 매출과 이익을 올린 탄탄한 기업이다.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모회사 한진중공업도 웬만하면 내놓지 않으려 하다 위기에 몰리자 매물로 내놓은 곳이다. 한국종합기술이 M&A 시장에 나오자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이 회사가 매물로 나오자 엔지니어링업체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건설사들이 인수전에 대거 뛰어들었다. 특히 현금만 5000억원을 쌓아둔 호반건설이 본입찰에 뛰어들면서 무게추가 기우는 듯했다. 당시 종업원들이 자금을 모아 입찰에 참여한 우리사주조합도 포함했지만, 가능성을 크게 평가하지는 않았다.

한국종합기술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
새 주인을 맞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6월 이후 한국종합기술 주가는 5000원대에서 1만원을 훌쩍 넘으면서 고공 행진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봤더니 결과는 시장의 예상과 달랐다. 매각자인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우리사주조합과 한국종합기술 지분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매각 대상 지분은 62%로 거래금액은 600억 원이다. 본입찰 경쟁자인 호반과 입찰 예정가격은 비슷했으나 임직원의 고용승계 등을 고려한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한 결과다.

예정대로라면 우리사주조합이 한국종합기술 인수에 성공하면 상장 기업 중 처음으로 종업원 지주회사가 탄생한다. 종업원 지주회사는 종업원들이 자기 회사 주식을 취득해 대주주가 되는 것을 말한다. 우리사주조합은 한국증권금융과 국내 시중은행, 증권사 등을 통해 대출 방식으로 한국종합기술 인수 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사주조합이나 매각자인 한진 측은 임직원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구조조정 없이 기업의 가치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 것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엔지니어링업계는 직원의 역량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기업의 가치도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평가는 냉혹했다. 치솟았던 주가가 우리사주 조합이 인수한 뒤 다시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인수하면서 대규모 재투자나 구조조정 기대감이 사그라졌고 주주 입장에서는 먹을 게 없는 잔치란 판단이 커졌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직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유지될 수 있겠지만, 길게 봐서 회사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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