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로 부동산 투기 잡아? 잘못된 발상…내성만 키워"

[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③
세금으로 집값 안 잡히면 내성 생겨
투기 막는 근본 해법은 경제 구조에
세법개정안, 중산층 불만 상당할 것
  • 등록 2018-08-02 오전 5:00:00

    수정 2018-08-02 오전 5:00:00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가 지난 31일 오후 서울대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종합부동세로 부동산 투기를 잡을 수 있다면 좋겠지요. 그런데 역부족이라고 봅니다.”

이필상(71) 서울대 경제학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는 지난 31일 서울대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종부세로 부동산 문제를 잡는다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발상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종부세를 부과하면 소득 격차가 해소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종부세를 강화했는데도 부동산 투기가 잡히지 않으면 내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 강한 조치가 나와도 부동산 시장이 잡히지 않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현재 부동산 정책이 마치 ‘두더지잡기 게임’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투기를 잡으려고 종부세를 부과하면 머잖아 다른 데서 또 문제로 생긴다. 그러면 또 그걸 때리는 식의 정책을 정부가 한다”며 “그러면 두더지는 잡지도 못 하고 힘만 빠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요한 것은 부동산 투기가 일어나지 않는 경제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본인이 벌어서 주식을 사고 저축도 하면서 재산을 불리고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구조라면, 부동산에 목을 맬 유인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최근 내놓은 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임대소득 1000만원 이하에도 세금을 부과한다고 하는 등 중산층의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며 “불만 계층이 상당히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에 문제가 발견됐는데, 또 세금만 퍼붓는 것 아니냐는 생각만 들게 될 수 있다”며 “세금을 올리는 정책이 정당성과 신뢰를 얻으려면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정책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당장 고통스럽더라도 나중에는 수혜자가 된다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초빙교수는…

△1947년생 △서울대 금속공학과 졸업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 경영학 석·박사 △미국 컬럼비아대 객원교수 △미국 하와이대 초빙교수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제16대 고려대 총장 △서울대 경제학부 초빙교수 △국세행정개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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