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양식장, 농업보다 19배 소득 얻는다”

[해수부 공공기관장 인터뷰]서장우 국립수산과학원장
“해수부·농식품부 협의..경기·충남·전남서 추진”
“진입 장벽 낮고 소득 되는 친환경 미래 수산업”
“국가 기반인 수산업 지원, 산학연계 강화해야”
  • 등록 2018-09-10 오전 5:00:00

    수정 2018-09-10 오전 5:00:00

서장우 국립수산과학원 원장. △1962년생 △부산수산대(현 부경대) 수산교육학과 학사·수산생물학 석사 △전남대 수산과학 박사 △기술고시 22회 △경남도 생산과·자원조성과·국립수산진흥원 지도과·국립수산기술훈련소 교무과 △해양수산부 어업자원정책관·수산정책관·수산정책실장.[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전원주택+양식업’ 모델을 연구한 결과 200평 기준으로 일반 논농사보다 19배나 소득이 높은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서장우(사진·56) 국립수산과학원 원장은 수산과학원의 1순위 계획에 대해 묻자 “전원주택에서 양식업을 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전원주택에서 농사를 짓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 이모작, 미래 수산업을 시도해보자는 취지에서다.

서장우 원장은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889ha 부지를 육상 양식장 모델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889ha는 268만9225평(8.89㎢) 규모로 여의도동 전체 면적(8.35㎢)과 비슷한 규모다. 충남 당진·태안·서천·보령, 전남 장흥·고흥·진도·영암·해남, 경기 화성이 대상 부지다.

서 원장은 “‘전원주택+내수면 양식’ 모델은 기존의 어촌 양식장과 비교해 진입 장벽이 거의 없다. 땅은 유휴 농지를 활용하면 된다. 시설비가 기존 양식업보다 적게 들어간다”며 “스마트 양식 기술까지 보급되면 사장 혼자서도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산과학원은 스마트폰을 통해 현장을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양식 관련 연구결과를 내년께 발표할 예정이다.

수산업 인구 감소·고령화에 환경 오염·재해까지 겹치자 수산과학원은 이 같은 미래 수산업을 고민 중이다. 최근에는 바이오플락 기술을 이용한 친환경 속(速)성장 향어도 연구 중이다. 바이오플락은 물고기가 배출하는 배설물을 미생물을 통해 제거하는 친환경 양식 기술이다. 일반 배합사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갯벌양식도 과제다. 서 원장은 “미세 플라스틱이 수산물에 미칠 여파에 대해선 큰 프로젝트로 보고 연구 중”이라며 친환경 연구를 강조했다.

서 원장은 “올해 3~5월 패류독소 수치가 오르면서 검사 횟수를 늘려야 했는데, 수산과학원의 패류독소 전담 박사는 2명뿐이었다. 관련 대학학과가 줄면서 대학에서 인력 양성도 힘들어지고 있다”며 “1차 산업이 국가 기반인 만큼 산학 연계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지금은 지자체가 수산과학원으로 시료를 보내면 과학원이 모두 분석하고 있는데, 이 같은 시스템의 보완도 필요하다”며 “수산과학원 인력이 획기적으로 보강되지 않으면 지자체에서 분석 업무를 해줘야 한다. 특히 패류독소의 경우 지자체 연구원들에 대한 교육도 진행하려고 한다. 이렇게 나눠서 가는 게 지방분권 흐름에도 맞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서장우 원장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서장우 국립수산과학원장이 지난 6월22일 통영 욕지도 외해 참다랑어 양식 출하 기념식에 참석해 연구개발 경과 및 계획을 보고했다. 홍진영어조합법인은 수산과학원 연구진 지원 등을 받아 약 10년 만인 지난 6월에 양식 참다랑어를 국내 최초로 상업 출하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패류독소 등 수산물 안전 이슈가 올해 잇따라 발생했다.

△패류독소 수치가 지난 3~5월에 올라갔다. 월 1회씩 하던 검사용 시료 채취 횟수를 늘렸다. 그런데 수산과학원의 패류독소 전담 박사는 2명뿐이었다. 인력 부족이 심각했다. 식품위생과 전직원(10명)을 동원해 대응했다. 적조·고수온의 경우 전국 6개 연구소의 수산현장 119팀이 활약했다. 어업인들 신고를 받고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대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총력 대응을 해 큰 수산물 피해는 없었다.

-후속 대책으로 검토 중인 사안은?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 지금은 지자체가 시료를 채취해 수산과학원으로 보내면 과학원이 모두 분석해 회신해주고 있다. 하지만 수산과학원 인력이 획기적으로 보강되지 않으면 지자체에서 분석 업무를 해줘야 한다. 특히 패류독소의 경우 지자체 연구원들에 대한 교육도 진행하려고 한다. 이렇게 나눠서 가는 게 지방분권 흐름에도 맞다.

-예산, 인력 문제는?

△예산,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 전체 예산은 증가 추세이지만 수산 연구개발(R&D) 예산은 답보 상태다. 1차 산업이 국가 기반인데 인력 보강이 쉽지 않다. 관련 대학학과가 줄면서 대학에서 인력 양성도 힘들어지고 있다. 이 결과 수산과학원의 인력 확보도 어렵다. 대학과 연구원을 연계하는 산학 연계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환경 오염에 따른 수산업 여파는?

△국민들이 수산물 안전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 수산과학원은 최근에 바이오플락 기술을 이용해 친환경 향어 양식을 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바이오플락 기술은 물고기가 배출하는 배설물이나 사료 찌꺼기를 미생물 통해 제거하는 친환경·첨단 양식기술이다. 이에 따라 사육했던 물을 버리지 않고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친환경 갯벌양식도 살펴보고 있다. 갯벌양식은 일반 배합사료가 아니라 플랑크톤으로 먹이를 공급한다. 자연을 오염시키지 않는다. 노동력도 적게 든다. 아직까지는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서해안에서 갯벌양식을 활성화 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특히 미세 플라스틱이 수산물에 미칠 여파에 대해선 큰 프로젝트로 보고 연구 중이다. 현재까지 미세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수산과학원 차원의 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앞으로 여러 부처가 힘을 합해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이런 연구와 함께 수산과학원 차원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수산과학원 모든 사무실에선 종이컵, 빨대, 생수병 등을 쓰지 않기로 했다.

-작년 11월 취임 이후 성과는?


△아직까지는 큰 성과를 못냈다. 다만 그동안 첨단미래 기술 개발, 현장애로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유전자 분석을 통한 꼼장어 원산지 판별 기술, 고가 관상용·부가가치 창출 품종으로 백작흰동아리 종자 생산, 바이오플락 기술을 활용한 속(速)성장 향어, 스마트 양식 등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1순위 계획은?

△전원주택에서 양식업을 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현재는 어촌에서 어업을 시작하기에 진입 장벽이 높다. 배도 사야 하고 어장도 구해야 하고 어촌 계원에도 등록해야 한다. 초기 투자비가 어마어마 하게 들어간다. 하지만 ‘전원주택+내수면 양식’ 모델은 진입 장벽이 거의 없다. 땅은 유휴 농지를 활용하면 된다. 시설비가 바닷가 양식보다 적게 들어간다. 연구 결과 200평 기준으로 일반 논농사보다 소득이 19배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추진 상황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889ha(8.89㎢=268만9225평) 부지를 육상 양식장 모델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스마트 양식 기술까지 보급되면 사장 혼자서도 운영할 수 있다. 스마트 양식 기술이 개발되면 스마트폰 앱으로 현장을 볼 수 있고 먹이 공급도 가능해진다. 내년께 스마트 양식 연구 결과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승자는 누구?
  • 한라장사의 포효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