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서울 도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또 일어날까요? 이날 보수단체들의 집회 신청을 경찰이 허가하지 않았지만 시민들이 안심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앞서 법원이 “진지한 고민 끝에” 집회금지 결정을 뒤집는 전례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을 결정한 가운데 보수단체들은 다가오는 개천절(10월3일)에도 서울 도심에 수천 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자유연대, 천만인무죄석방본부 등 보수단체는 수천~수만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한 상태입니다. 집회신고를 한 장소도 광화문 교보빌딩 앞, 광화문 KT건물 앞, 시민열린마당 앞, 경복궁역 인근, 세종로, 효자치안센터 인근 등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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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이므로 방역 조치에 따라 이 자유를 제한한다면 재판부는 당연히 그 상대적 법익의 크기를 판단해야 합니다. 따라서 재판부가 진지한 고민을 했다는 답변은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당시 해직노동자들의 집회금지 철회 요구에는 정반대 결정을 내린 법원이라면 재판부가 한 진지한 고민의 정체가 무엇인지 시민들의 의심도 타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처럼 재판부가 당시 내린 애매한(?) 판단이 왜 보수단체가 아닌 다른 집단에는 적용하지 않았는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 밖으로 나서기도 부담스러운 시민들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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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감염 사태 이후 방역당국을 상대로 고소·고발전을 벌이는 등 일부 보수단체들이 벌이고 있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를 고려하면 행정소송이 없다는 보장을 할 수 없습니다. 집회 예고 시기가 한 달이나 남았지만 벌써부터 불안감이 감도는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