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규모 AI가 뭐기에? “알파고도 반쪽짜리, 보는 AI로 간다”

장병탁 서울대학교 AI연구원장 인터뷰
AI 응용과 융합 위한 다학제 연구 앞장
네이버와 ‘초대규모 AI’ 공동연구센터 설립 앞둬
현실 세계를 위한 AI 가려면 ‘시각’ 필
  • 등록 2021-05-26 오전 4:26:16

    수정 2021-05-26 오전 4:26:16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초대규모(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 소식이 화제다. 지난 10일 네이버가 서울대학교와 초대규모 AI 공동연구를 발표하자, 얼마 뒤 LG가 초거대 AI 개발에 3년간 1억달러(약 112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KT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차세대 AI 모델을 만들 공동연구소를 세우기로 했다. 역시 초거대 AI를 목표했다. 업계에서 이처럼 초대규모 AI 개발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은 왜일까.

현재 초대규모 AI는 새로운 미래를 열 혁신 연구 분야로 떠올랐다. 쉽게 말해 초대규모 AI는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범용 AI를 뜻한다. 뇌 시냅스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인공신경망의 파라미터를 수천억개로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100조개의 시냅스가 연결된 인간 뇌와 비슷하게 동작한다. 다만 전제조건이 있다. 대규모의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학계와 산업계 간 협업이 이어지는 이유다.

서울대 AI연구원, 네이버와 손잡다

서울대 AI연구원(AIIS·에이스)은 AI 연구를 총괄하고 통합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9년 본부주관연구소로 설립됐다. 다학제(多學際) 연구를 위한 겸무 교수 신청에 300명 이상이 몰릴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인문·사회과학, 커머스, 예술, 디자인, 미디어, 의료, 바이오, 뇌과학, 에너지, 금융, 제조, 물류 등 학문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AI와 다학제 융합을 위한 참여 연구원만 2000명 이상이다. AI 연구의 총본산으로 떠올랐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 겸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최근 에이스 연구실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AI만 해 와서 잘 못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학문 분야에서 AI에 관심이 어마어마하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왜 그런지 생각해보면 당연하다”며 “AI가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지능이 생기는데, 어느 분야나 응용이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식당 예약을 해도 데이터가 생기고 공장의 센서에서 나오는 데이터도 있다. 주식거래, 음악 데이터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교수뿐 아니라 학생들도 AI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 인문사회계 학생을 위한 율촌재단 AI 장학금도 있다. 융합형 인재를 위한 시도다. 장 원장은 “AI 교양과목이 도입되고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을 보면 문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한국어 AI 언어모델 주도권 의지 커”

서울대 AI연구원은 네이버와 초대규모 AI 언어 모델을 갖추고 발전시킬 예정이다. 장 원장은 “이전부터 협력을 하다 보니 공통적인 부분을 잘 발견했고 네이버도 빠르고 적극적으로 생각을 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가 한국어 언어모델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선도해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더라”고 알렸다.

AI가 발전할수록 응용과 연동이 수월해진다. 다른 나라 언어로도 한국어를 연동해 학습할 수 있다. 한국어 의미구조를 타 언어로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장 원장은 “경우에 따라 한국어에 대한 주도권을 잃을 우려도 없지 않다”며 “학습 데이터만 주면 변환을 해주기도 하고 그래서 범용화가 가능한 초대규모 AI 엔진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장 원장은 “컴퓨팅파워와 데이터가 힘이다. 이것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도 점점 발전한다”며 “텍스트엔 한계가 있다. 시각까지 같이 집어넣어서 언어를 처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가상에서 현실로’ 모두를 위한 AI란?


서울대 AI연구원은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를 설립 이념으로 내세워 원천기술을 개발 중이다. 여러 학문에 AI를 응용하고 이를 통해 AI 원천기술을 발전시키기도 한다. 원천기술과 응용기술은 상호보완 관계다. 연구원이 다학제 AI를 추구하는 이유다.

장 원장은 인간 수준의 AI를 위해선 시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가상보다는 현실 세계의 AI를 꿈꾼다. 이를 발전시키고 구체화한 AI의 총아가 바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장 원장은 초일류 바둑기사를 연파해 세상에 충격을 안긴 ‘알파고’ 예를 들면서 “알파고는 훌륭한 AI이지만 반쪽짜리”라며 “좌표의 세계에서만 계산하고 바둑도 사람이 대신 뒀고 옆에 돌을 건드리면 알고리즘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또 “스마트 스피커도 한계가 있다”며 “텍스트로만 학습했기 때문이다. 시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장 원장은 “AI가 현실 세계로 나오려면 시각이 있어야 한다”며 “서울대가 연구 차원에서 일찍이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AI의 시각대화시스템을 인간 수준으로 발전시키려 한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실험할 수 있게 열어줘야…규제 샌드박스가 그런 역할”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각에선 부작용과 두려움을 얘기한다. 사생활(프라이버시) 침해가 그중 하나다. 책이나 영화, 금융거래 등의 추천도 AI가 결정하고 향후 핵무기 버튼을 누르는 것도 AI가 결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장 원장은 “참 민감한 문제다. 개인으로 보면 프라이버시 침해이니 규제를 하자면 산업적 국가적으로 발전이 멈추게 되고 그렇게 5년 10년이 가면 도태된다”며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 묘안이 필요하다”고 공감을 표했다.

AI 규제에 대해서는 ‘규제 샌드박스’의 적극적 활용을 주문했다. 장 원장은 “지금은 데이터를 가지고 실험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먼저 열어주고 다시 들여다보고 심각하다면 규제를 해도 늦지 않다. 규제 샌드박스가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열린 정책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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