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21.4%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6월부터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10월부터는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개월 동안 월평균 11.7% 감소했으며 지난 3월(-13.6%)과 4월(-14.2%)에는 감소폭이 더 커졌다. 수출이 이처럼 격감한 원인은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불황의 탓이 크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41%나 줄었다. 그러나 반도체만 부진한 것은 아니다. 석유화학 철강 디스플레이 석유제품 컴퓨터 바이오헬스 등도 10~70%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를 제외한 주력 품목 대부분이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도체와 중국에서 시작된 수출 부진이 전체 품목과 국가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1분기(1~3월)에 대중국 수출액 순위가 대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1분기에는 미국 호주 일본에 밀려나 5위로 내려앉았다. 이는 수출 부진이 글로벌 불황뿐만 아니라 우리 산업의 총체적 경쟁력 약화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뜻한다. 한국 수출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전략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