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설립한 직원 6명의 신생 벤처회사 카게더가 지난달 신장개업한 서비스다. 언뜻 봐선 이해하기 어렵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판매 방식이다. 이제 한 달, 문의전화는 하루 10여 통씩 줄을 잇고 있지만, 아직 첫 고객은 없다. 실제 사겠다고 한 사람도 있었지만 비슷한 지역의 3명이 모여야 ‘게더링(gethering)’되는 특성상 아직은 대기 고객이다.
5일 서울 신사동 사무실에서 만난 권용범 카게더 대표(38세)는 자신감이 넘쳤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강물을 팔 때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2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 고객의 라이프사이클은 다양하고, 2대 이상의 차를 가진 운전자도 많다. 이런 분은 앞으로 우리 ‘패키지’만 사면 된다.” 그는 창업컨설팅 회사 세움넷의 공동 대표로써 대학 등에서 강연도 하고 있다. 그만큼 청산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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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비스의 핵심은 비슷한 지역에 사는 세 명의 고객이 함께 산 수입차 3대를 2주씩 번갈아 타는 것이다. 계약 기간은 1년이다.
가령 3982만 원에 판매하는 ‘퍼스트 모먼트’ 패키지는 폭스바겐의 준중형 해치백 골프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 BMW의 소형차 미니 쿠퍼 3종으로 구성됐다. 3개 모델의 평균 가격보다는 다소 비싸지만 전체 서비스를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그동안 이들 차량의 소유권은 3명의 운전자가 각 33%씩, 나머지 1%를 카게더가 갖게 된다. 카게더의 1%를 차량관리를 위한 것이다.
권 대표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차량 1대에 대한 소유권도 나눌 수 있다”며 “자동차 소유방법은 지금까지 개인구매와 리스, 렌탈이 있었다면 이제 우리의 ‘게더링(Gethering)’이 추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게더는 현재 ‘퍼스트 모먼트’ 외에 BMW 3개 차종을 묶은 ‘저스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의 준중형급 모델을 묶은 ‘겟 스마트’, BMW 5시리즈, 레인지로버 이보크 등 고급 모델을 묶은 ‘더 킹’ 등 4가지 패키지를 내놨다. 가격은 4000만~8000만 원 사이다. 앞으로 패키지를 계속 확대해 궁극적으론 캠핑카 등을 포함한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원활한 탁송을 위해 서울과 수도권을 60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마다 3명의 고객 확보에 나섰다.
그는 “시장에 없었던 상품이었기 때문에 당장 큰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모든 신생 기업이 그렇듯 ‘데스벨리(death valley)’를 넘어 2~3년 있으면 수익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막 시작인 만큼 오는 9월까지 연이어 파격적인 이벤트를 시작한다. 일단 9월 중 3명의 고객이 ‘게더링(Gethering)’되면 3명 모두에게 100만 원 주유권을 증정한다. 또 전체 고객 중 한 명을 추첨해 1000만 원을 할인해 주는 이벤트도 펼친다.
권 대표는 “창업 기업은 자금과 경험, 인력 모두 기존 기업보다 부족하다. 아이디어와 실행 속도밖에 없다. 당분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범 카게더 대표는=대학 때부터 창업을 준비하다, 미국 유타대학교에서 경영통계학 석사를 졸업하고 3년 반의 보험영업을 통해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10년 창업컨설팅 세움넷을 공동 창업해 창업 컨설팅을 해주다가 지난달 자신이 직접 ‘카게더’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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