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매 단속보다 투기꾼 단속이 먼저

  • 등록 2017-11-17 오전 5:30:00

    수정 2017-11-17 오전 5:30:00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전매 규제요? 규제가 없어서 투기 거래가 가능했던 게 아니에요. 지방에서도 공공택지 분양 아파트는 원래 1년 동안 분양권 전매를 못 하지만 다들 당첨자 발표가 나는 날부터 수천만원씩 붙여 거래를 해왔죠.”

지난 10일부터 부산 등 지방에서도 신규 아파트 분양권 거래 기준이 강화된 후 부산에 있는 공인중개사에게 향후 영향을 물으니 돌아온 시큰둥한 대답이었다.

지난 9월 부산 강서구에서 분양에 나선 한 단지에는 무려 23만여명이라는 역대 최다 청약자가 몰렸다. 대화를 나눈 공인중개사는 이 단지가 공급된 곳은 공공택지로 분양 당시에도 이미 1년간 분양권 전매를 제한했는데, 그 많은 청약자가 모두 실수요일 것 같느냐는 반문이었다.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서울과 수도권의 분양권 거래가 입주 시점까지 막히면서 부산은 분양권 단타 거래의 대표적인 사각지대로 꼽혔다. 모델하우스 앞에는 긴 행렬이 늘어서고 분양 단지마다 수백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정부가 지방으로 분양권 전매 제한을 확대한 근거 규정 마련하고 본격 시행에 나섰지만 강도 높은 현장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반쪽자리 정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

실제 청약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분양권 전매 제한 대상이 지속적으로 확대된 6·19 대책과 8·2 대책 이후인 지난 7~9월 분양권 거래량은 5만 44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 4469건)보다 오히려 13% 이상 늘었다.

반면 지난 9월까지 최근 5년간 분양권 불법전매나 알선행위 단속으로 수사 의뢰된 경우는 전국에 걸쳐 220건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규제를 비웃는 웃돈만을 노린 음성적인 분양권 전매가 횡행하는 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은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 실수요자를 위한 분양권 전매 규제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주택시장 왜곡을 야기하는 분양권 투기세력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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