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시 불붙은 여행수지 적자, 관광산업 푸대접 탓 크다

  • 등록 2023-03-15 오전 5:00:00

    수정 2023-03-15 오전 5:00:00

코로나19가 수그러들고 해외여행 길이 열리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1월 여행수지가14억 9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가 지난해 1월(5억 5000만달러)의 거의 3배 수준이며 1월 기준으론 2018년(23억 7000만달러)과 2019년(17억 2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크다. 지난 1월에 경상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수출 부진이 주된 요인이지만 여행수지 적자가 대폭 늘어난 탓도 크다.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국이다. 경제성장과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2017년에는 적자액이 183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지난 3년간 주춤했던 여행수지 적자가 올 들어 다시 급증세를 보이며 1월 한 달에만 지난해 연간 적자액의 5분의 1에 달했다. 한 달 동안 한국인이 해외에 뿌린 여행지출이 23억 8000만달러로 외국인들로부터 거둬들인 여행수입(8억 9000만달러)의 2.7배나 됐다. 앞으로 미주와 유럽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이 정상화될 경우 여행수지 적자폭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여행수지 적자가 커지는 것은 코로나19 요인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국내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하지 못하고 숙박비와 식사비가 턱없이 비싸다. 대부분의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한국은 생소하고 국내 여행지 정보도 부족하다. 내국인 여행자들도 “국내는 갈 만한 곳이 없다”며 해외로 떠나고 있다. 한국의 관광산업 경쟁력이 취약한 것은 정부가 관광산업을 키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조업=생산업종, 관광산업=소비업종’이라는 잘못된 관념 때문에 금융·세제 면에서 제조업보다 차별대우를 하고 있다.

정부는 내수 부진을 막기 위해 여행지 숙박쿠폰 지급 등을 포함한 관광 서비스 활성화 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차제에 내수부진 해소용 일과성 대책에 그치지 말고 관광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근원적 대책도 함께 추진해 주기 바란다. 관광업은 홀대할 산업이 아니다. 굴뚝 없는 공장이며 고용창출 효과가 제조업보다 큰 미래형 성장산업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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